흥국“미역국먹고송이낳았다”

입력 2008-05-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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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결국흥국생명행…영입전막전막후
“아마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나 봐요. 이를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해야죠.” 올 시즌 프로배구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한송이(24·사진)를 잡은 흥국생명 고위 관계자의 기쁨어린 한마디다. 2007 -2008시즌 V리그서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프 결정전서 GS 칼텍스에 져 2위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황연주와 김연경 등 대표팀 차출 거부 등으로 배구계의 비난을 받아왔다. 흥국생명은 한송이와 옵션없이 3년간 최고 연봉인 1억5000만원에 계약을 확정지었다고 14일 전했다. 흥국생명 고위 관계자는 “(한)송이의 요구 조건을 최대한 반영했다”며 “이젠 보호 선수를 정할 일만 남아있다”고 즐거워했다.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원 소속팀에 해당 선수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4명을 제외한 1명 지명권을 주거나 전 시즌 연봉 300를 보상하게 돼 있다. 1일부터 10일까지 전 소속팀 한국도로공사와 우선 협상을 가진 한송이는 조건이 맞지 않자 이적으로 마음을 굳혔고, 11일부터 사흘간 여러 팀들과 접촉을 해왔다. 언니 한유미(26)가 속한 현대건설이 유력했으나 현대건설은 갑작스레 영입을 포기했다. 도로공사의 사업권 개입 의혹과 풍문이 불거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다른 팀들이 한송이를 영입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꼭 열흘. 흥국생명, GS칼텍스, KT&G는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총성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그 중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움직임이 KT&G보다 한 발 빨랐다. 한 구단의 경우, 11일 자정이 넘어 선수와 접촉을 위해 감독과 총무가 직접 한송이의 집을 방문할 정도였다. 흥국생명 역시 황현주 감독이 13일 한송이가 재활하고 있는 서울 도곡동 S병원을 방문했다. 이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온 뒷이야기가 흥미롭다. 병원 근처 일식집에서 한송이와 식사 하는 자리에서 미역국이 나왔고, 이를 황 감독이 훌훌 마셔버린 것. 동석한 흥국생명 관계자는 계속 찜찜했다고 했다. ‘새 선수를 잉태할 조짐이냐, 말 그대로 (미역국을 먹는)영입 실패냐.’ 그러나 한참 고민하던 한송이는 14일 정오가 넘어 흥국생명에 연락을 취했고, 끝내 긴박한 전투에서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이 관계자는 “정말 진땀뺐다. 미역국도 무서웠다. 요즘 많이 힘들었는데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웃었다. 한편 한송이와 함께 FA 시장에 나온 KT&G의 라이트 공격수 박경낭(24)은 현대건설행을 확정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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