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꺾인SK,또5월의악몽?

입력 2008-05-16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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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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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12승 2무 6패 1위 .667 5월 31일 23승 4무 18패 2위 .561 5월 성적 11승 2무 13패 지난해 SK 와이번스의 성적이다. 감독의 교체, 힘든 스프링캠프 등으로 선수들이 잘 버텨내겠냐는 세간의 우려를 무참히 뒤로하고 4월의 대 반란으로 삼성과 LG를 앞서 단독 1위를 했던 SK는 그러나 5월 들어 26경기에서 11승 2무 13패, 시즌 승률을 1할이나 까먹는 성적으로 급격히 추락하며 급기야 마지막 날 한화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5월을 마감했다. 그리고 올해 5월. 딱 절반이 지난 가운데 7승 6패로 여전히 승수가 더 많기는 하지만 한때 8할을 육박했던 승률과 비교하면 절대 만족스러울 수 없는, 더욱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라이벌 두산과의 3연전을 싹쓸이 당하면서 조금씩 또 다시 5월의 악몽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의 SK와 올해 5월의 SK, 그들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투수진의 붕괴 지난해와 올해 5월 SK가 겪고 있는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투수진의 붕괴이다. 2007시즌 SK의 두 번째 외국인 투수였던 로마노는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나와 2.01의 방어율로 레이번과 함께 SK 마운드를 이끌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5월 그의 방어율은 4.22로 크게 올라간다. 5월 월간 방어율이 무려 7.36에 달한 것이 그 원인이다. 아들 덕(?)이 없었다면 진작에 퇴출됐을지도 몰랐을 그는 급기야 중순 이후에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쿠비얀의 조기퇴출로 애초에 용병을 한 명밖에 쓰지 못하고 있는 올 시즌에는 레이번이 말썽을 부리고 있다. 4월 까지만 해도 5번의 2실점 이내 경기를 펼치고도 단 1승밖에 거두지 않아 가장 불운한 투수로 여겨졌던 레이번은 그러나 5월 3번의 등판에서 무려 8.36의 방어율로 무너지면서 쪽수가 부족한 SK 마운드에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2위로 떨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지난해 5월 막판 9경기에서 SK 선발 투수들의 퀄러티 스타트는 단 2번에 그쳤고, 그것은 결국 1승 2무 6패를 당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올해는 더 심해 5월 13경기에서 퀄러티 스타트는 지난 5일 채병용의 우리 히어로즈 전 7.1이닝 1실점 단 한번 뿐이다. 이는 곧 불펜투수의 과부하로 이어져 투수진 연쇄붕괴의 현상을 답습하고 있다. 지난해 5월까지의 최다 등판 투수 정우람(30경기)에 이어 윤길현, 가득염, 조웅천, 정대현 등이 모두 25경기 이상 씩 나와 모두 2경기 당 한 번 이상씩 호출을 받아 문제가 됐으며, 올해 역시 정우람, 가득염이 현재까지 공동 1위(27경기)인 것을 비롯, 공동 6위까지 무려 5명의 SK 불펜 투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길현은 지난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나와 3.2이닝을 던졌고, 시즌 첫 13경기에서 단 1점만을 내줬던 가득염은 이후 14경기에서 무려 10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부상에 신음하는 선수들 조동화, 박재상, 김강민, 박정권 등이 활약한 2007시즌의 이면에는 이진영, 이호준 등 베테랑 타자들의 부상이 있었다. 이들이 예상을 깨고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면서 SK 타선은 주전이 없이도 잘 나가는 원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고, 베테랑들이 돌아온 후에는 어떤 선수가 나가더라도 베스트의 몫을 해낸다는 전원야구를 구사할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SK의 전원야구에도 예외는 있다. 4번 타자 이호준, 3루수 최정, 포수 박경완이 대표적이다. 쉽게 말해 대체자원이 없는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해 부상으로 한 달을 결장했던 이호준은 올해에도 부상으로 시즌 초반을 허송세월하다 15일 처음 1군 엔트리에 올라왔다. 김성근 감독은 그를 대신해 박재홍, 박경완, 이진영 등을 4번으로 기용해봤지만 6개의 홈런으로 팀 내 홈런 1위에 랭크된 박재홍도 4번에서는 고작 1개밖에 쳐내지 못했으며, 시즌 .303의 타율과 .471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박경완도 4번에만 넣으면 .259와 .362로 곤두박질 쳤다. 용병 없이 국내 선수들로만 타선을 구성하는 SK의 입장으로는 상대적으로 약점이 있는 중심타선의 무게가 더욱 커 보이는 요즘이다. 검증이 되지 않은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내야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했던 최정(122)이 올해는 벌써 2번이나 라인업에서 빠지고 있는 것도 SK에 있어서는 상당한 악재이다. 이미 지난달 중순 감기 몸살로 사흘을 쉬어야 했던 최정은 지난 14일 두산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 1루로 달리다 다리를 접질려 업혀 나가, 지금은 아예 엔트리에서 빠져있다. 전 포지션의 플래툰을 비껴나간 최정이 있었기에 3루에 큰 대비책이 없었던 SK로서는 부랴부랴 재작년 2루수, 작년 유격수, 올해 다시 2루를 보고 있는 정근우를 3루로 돌리고 KIA로부터 영입한 김연훈을 1군에 올렸지만, 최정이 3루수로는 물론 타격에서도 김현수와 타격 선두를 주고받을 정도로 상승세에 있었기 때문에 SK의 아픔은 너무나 크다. ▲분위기 반전은 없는가? 두산 전 3연패로 두산은 4위에서 2위로 올라선 반면, 시리즈 전까지 2위와 7경기를 앞서 있던 SK의 단독질주는 4.5경기 차로 줄었다. 이에 대해 김성근 감독은 두산의 흐름이 좋았기 때문에 그랬을 뿐, 시즌을 치르다보면 연패는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올해와 마찬가지로 작년에도 SK는 두산과 패넌트레이스 6차전까지 5승 1패로 일방적인 우위를 보였으나 5월 29~31일 문학에서 3전 전패를 당해 상승세가 꺾였고, 결국 가장 마지막 3연전에 이르러 처음으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며 한국시리즈를 재패했을 정도로 두 팀의 경기는 이렇게 흐름을 확실히 주고받으며 진행된 경우가 많았다. 두산과의 시리즈 이후 계속 홈에서 주말 3연전을 갖는 SK의 입장에서는 7위 KIA와의 3연전 내내 어수선한 경기를 펼친 끝에 시리즈를 패하고 인천으로 올라온 한화를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 작년처럼 부진이 이번 달 내내 계속될지 아니면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인지를 판가름해볼 수 있다. 한화의 입장에서는 7위 KIA와의 승차가 이제 5경기까지 좁혀졌고, SK의 입장에서는 이번 시리즈마저 패한다면 더 이상 단독질주라는 말을 쓸 수 없는 혼전의 양상에 들어가기 때문에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SK에서는 이제 돌아온 이호준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다. 15일 대타로 첫 등장한 이호준이 4번에서 기대했던 역할을 해줘야만 팀 타선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최정의 부상도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3루의 문제도 오래 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그래도 안된다면 그 다음은 트레이드 카드이다. 지난주부터 농담 삼아 SK와의 트레이드 기대를 흘리고 있는 한화의 김인식 감독은 앞으로 3일 간 매일 김성근 감독을 만난다. 유재근 mlb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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