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은“눈물로썼던유서,아픈시련‘굿바이’”

입력 2008-05-1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사람이면 처음에 일상적으로 안부부터 묻는다. 가수 서영은을 만나서도 그랬다. 하지만 서영은에게는 6개월 만에 만난 반가움에 의례적으로 묻는 안부가 아니었다. 서영은은 2월 자궁근종 수술을 받은 터라 ‘진짜 안부’가 궁금했다.서영은은 “이젠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술을 통해 느낀 것이 많다”며 수술 전에 유서를 썼던 일을 들려줬다. 서영은은 수술동의서에 서명을 한 뒤, ‘혹시 모를 일’을 위해 유서도 함께 썼던 것이다. “유서를 쓰면서 별 생각이 다 스치더군요. 마취 후 진짜 깨어나지 못하며 어떡하나, 한글을 잘 모르는 남편을 위해 유서에 대한 별도의 편지도 써야 하는데, 재산은 얼마나 있나…, 별별 생각을 다하게 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기는 일이지만 그때 유서를 준비하며 많이 울었어요.” ○“과연 치열하게 살았나 되돌아보게 됐죠” 서영은이 몸에 이상을 느낀 것은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두바이에서 결혼 생활을 하던 지난 여름. 전과 다른 자각증상을 느낀 그녀는 가을에 한국에 온 김에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자신이 자궁근종임을 사실을 알게 됐다. 이때만 해도 그녀는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무리하지 않으면 괜찮을 줄 알고 음반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연말에 몸에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3개월 간 약물 치료를 받다가 결국 12월 초 한 번 쓰러지기도 했다. 이때 겪은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그래서 그녀는 수술을 선택했다. 수술은 그렇게 서영은에게 유서를 쓰게 했고, 죽음과 맞닥뜨리는 절박한 심경으로 내몰았다. 눈물로 유서를 쓰던 서영은은 ‘내가 과연 치열하게 살아왔나’ 하는 생각에 또 눈물이 났다고 했다. “돌아보니, 치열하게 살았던가요?” “글쎄요. 데뷔 초반 멋모르고 내가 최고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인기에) 초월하고 살다가, 3집 ‘만년설’ 이후 ‘혼자가 아닌 나’로 갑자기 인기가 많아져 깜짝 놀랐어요. 그때 처음으로 1위를 해봤죠. 이후 지금까지 잘 살고 있어요. 하지 않으려 했던, 안할 줄 알았던 결혼도 했고, 결혼 후엔 음악도 넓게 볼 수 있게 됐고. 그동안 좁게 내 앞길만 보고 다녔는데 이젠 삶에 대한 시각도 다양해지고 넓어졌어요.” 서영은은 지금도 재발을 우려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있다. 무리하지 말라는 의사의 충고가 있었지만 가수 활동이란 것이 결코 무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나마 복강경 수술로 인해 다행히 흉터도 남지 않았고, 회복도 빨랐다. “이번 음반활동을 대략 3개월로 예정하고 있어요.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해야죠.” ○“데뷔 후 첫 듀엣곡… 묵직한 발라드… 변화가 필요했어요” 서영은은 수술 후 발표한 이번 미니 앨범 ‘워크 인 더 데저트’에서 몇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다. 처음으로 남자 가수와 듀엣으로 노래를 불렀고, 데뷔 초기처럼 중후한 분위기의 발라드를 타이틀곡으로 앞세웠다. 1998년 ‘그때까지만’으로 데뷔해 2집 수록곡 ‘그 사람의 결혼식’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2003년 초 드라마 ‘눈사람’ 삽입곡 ‘혼자가 아닌 나’로 시작됐다. 그래서 이후 발표한 ‘천사’ ‘완소그대’ 등 정규음반 타이틀곡은 ‘혼자가 아닌 나’와 같은 경쾌한 노래였다. 서영은은 이 같은 시도를 “변화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변화를 위해 서영은은 바이브 윤민수에게 “듀엣으로 노래하고 싶다”며 작곡을 의뢰해 ‘굿바이’를 받았다. 노래도 함께 부르고 싶었지만, 윤민수가 대체복무중이어서 불가능했다. 서영은은 윤민수의 추천한 한경일과 화음을 맞췄다. 한경일은 서영은이 기대했던 윤민수의 감성을 잘 살려냈고, 흡족한 곡으로 완성됐다. ‘굿바이’는 바이브의 ‘그 남자 그 여자’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창법에서 차이가 났다. 서영은은 방송활동도 한경일과 함께 한다. “경일이도 나도 그렇고 둘 다 처음으로 듀엣으로 하는 거라, 어색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서로 새로운 시도라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아 기대도 큽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서영은은… 가수로는 11년차, 주부로는 3년차에 접어든 1973년 ‘젊은 새댁’이다. 음악은 재즈보컬리스트로 시작했고, 영화나 드라마 삽입곡을 많이 불러 한 때 ‘OST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2006년 말 결혼, 두바이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현재 남편과는 매일 화상채팅으로 만난다. 서영은은 이번 미니앨범에서 처음으로 혼성듀엣을 시도했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