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공주 임신, 기적을 보았다”…유해진 PD의 못다한 이야기

입력 2008-05-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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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다큐 ‘사랑’의 엄지공주 엄마가 되고 싶어요
유해진 PD는 MBC 휴먼 다큐멘터리가 요즘 네티즌의 주목을 받는데 큰 기여를 한 주인공이다. 2006년 시작한 ‘사랑’ 시리즈의 첫 편 ‘너는 내 운명’을 연출했고 지난 해 ‘안녕 아빠’로 또 한 번 반향을 일으켰다.

유 PD의 다큐에는 극한 상황에서 더 빛을 발하는 인간의 숭고한 사랑이 담겨 있다. 그가 이번에 다시 한번 안방극장에 잔잔한 감동을 전해줄 계획이다. 30일 오후 9시55분 ‘MBC 스페셜’을 통해 ‘엄지공주 엄마가 되고 싶어요 Ⅱ’(이하 엄지공주) 편을 선보인다. 이 방송은 유 PD가 3년에 걸쳐 지켜본 윤선아 부부의 절절한 임신 과정을 담았다.

그가 윤선아·변희철 부부를 만난 것은 2006년 12월이다. 햇수로 3년간 이 부부를 곁에서 지켜본 유 PD는 “기적 같은 만남과 사랑을 봤다”고 돌이켰다. 지난해 ‘사랑’ 시리즈를 통해 방송했던 ‘엄지공주’ 1편에서 윤 씨는 아쉽게도 임신 소식을 알리지 못했다. 방송이 나가고 몇 달 뒤 윤 씨가 극적으로 임신하자 유 PD는 이를 외면하지 못하고 1년간의 취재 끝에 후속편을 선보이게 됐다.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해온 윤선아 씨는 골형성부전증 환자로 116cm의 키와 작은 몸으로 임신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혼 5년을 넘기던 2007년 말 시험관 아기 시술로 임신에 성공하자 유 PD는 다시 한 번 윤선아 부부에게 카메라를 조심스럽게 갔다 댔다.

유 PD가 윤선아 씨의 사연에 관심을 기울인 데는 개인적인 경험이 작용했다. “2005년 11월 결혼하고 만 3년 8개월 만에 아빠가 됐다”며 “오지 않는 아기를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유 PD는 “임신하기 위해 부부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마침내 임신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자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기적이었다”고 했다. 또 “불편한 몸으로 희생하며 헌신적인 모성애를 키우는 윤선아 씨의 모습은 반전의 반전 같았다”고 돌이켰다.

앞선 연출작인 ‘너는 내 운명’과 ‘안녕 아빠’를 통해 죽음의 기로에 선 인간의 진한 사랑을 그렸던 따뜻한 시선은 ‘엄지공주’ 역시 변함이 없다. 그의 눈을 통해 만들어진 다큐가 그랬듯 ‘엄지공주’ 안에서도 사랑이 빚는 기적이 펼쳐진다.

유 PD는 오히려 “주인공들의 사랑을 가까이서 지켜본 덕분에 사랑으로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훌륭한 사랑을 키우고 지키는 주인공을 1년 동안 만나면서 그들로부터 축복과 행운을 얻는다”며 “사랑이 빚어내는 소중한 인연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큐를 찍을 때마다 더 크게 다가온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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