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반갑다!황사야”

입력 2008-05-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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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흐리지….” 단잠에서 깬 여자하키대표팀 박미현(22)의 한 마디. 전국을 뒤덮은 최악의 황사는 태릉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과연 선수들도 야외활동을 자제했을까. 이에리사(54) 선수촌장은 뿌연 창밖을 바라보며 베이징올림픽을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베이징의 대기오염은 유명하다.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가 올림픽 불참을 선언할 정도. 이 촌장은 “나쁜 대기 상태에서 피로 누적이 빠른 선수는 누구인지, 수분 섭취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가져야 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생각 뿐. 각 종목의 훈련은 지도자들에게 일임되어 있었다. 이 촌장과 대표팀 지도자들의 생각은 정확히 일치했다. 남·녀 하키 대표팀은 오전·오후로 번갈아 가며 필드훈련을 펼쳤다. 남자대표팀 서종호(28) 주장은 “황사가 있다고 실전경기를 안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남자대표팀 조성준(47) 감독과 여자대표팀 유덕(52) 감독은 “이런 날이 오히려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육상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말구 총감독은 “이 정도 황사는 훈련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선수 보호에 소홀한 것도 아니다. 서 감독은 “선수들이 베이징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는 것이 전제”라면서 “며칠동안 황사가 계속된다면 야외훈련 시간을 줄일 계획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 날 세단뛰기 대표팀은 오전 훈련을 한 시간 가량 일찍 마쳤다. 세단뛰기 김덕현(23)은 “솔직히 목이 따갑기도 했지만 (훈련을) 하다보면 다 잊는다”고 했다. 뒤늦은 황사가 도리어 고마운 태릉풍경이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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