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애로다져진‘사나이우정’

입력 2008-05-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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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로 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이고 다음이 축구 이야기, 그 다음으로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고 한다. 이렇듯 군대는 남자들에게 많은 추억을 안긴다. 이는 연예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국방홍보원에서 연예사병으로 활동한 이들이 제대 후에도 남다른 우정을 나누고 있다. 연예 활동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 연예사병. 배우 이훈, 방송인 서경석, 가수 고유진, 가수 홍경민 등은 연예사병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제대 후에도 사석에서 늘 부담 없이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며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는 이들의 ‘연예사병’ 라인업을 공개한다. ‘이훈-서경석’…서경석, ‘어린 선임’ 이훈 하늘처럼 모셔 이훈과 서경석은 6개월 동안 내무반 생활을 했다. 서경석이 국방홍보원에 배치됐을 때 이훈은 막 병장을 달았고 서경석은 상병이었다. 나이는 서경석이 이훈보다 한 살 위였지만 계급이 한 단계 위였던 이훈은 내무반 군기를 무섭게 잡는 고참이었다고 한다. 항간에는 이훈이 서경석을 향해 재떨이를 던졌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서경석은 한 방송에 출연해 “버릇없는 다른 후임을 혼내는 과정에서 재떨이가 날아왔고 그 후임과 붙어 서 있던 내 귀를 약간 스치고 지나갔을 뿐 이훈은 나를 보듬어주는 따뜻한 선임이었다”고 해명했다. 서경석은 이어 “이훈은 참 멋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하면서 슬쩍 “사실 이렇게 얘기하고 다녀야 한다”고 말해 제대 후에도 후임병의 자세를 잃지 않아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들은 국방홍보원에서 제작하는 드라마에 출연하며 전우애를 키워왔다. 2002년 방송된 국방홍보드라마 ‘막상막하’에 출연했고 MBC와 국방홍보원이 공동 제작한 군 드라마 ‘배달의 기수’에서는 본의 아니게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당시 방송국에서 등급에 따른 출연료가 지급됐지만 당시 이훈과 서경석은 군인 신분이었기 때문. 병역법상 출연료가 고스란히 국고로 빠져나가버리는 바람에 결국 이들은 드라마 제작기간 동안 지급되는 하루 3만원 숙식비로 생활해야 하는 고충을 겪으며 더 돈독한 친분을 쌓게 됐다. ‘서경석-고유진’…6개월 동고동락, 전역후에도 ‘고참 예우’ 이훈이 제대를 코앞에 두고 서경석이 병장을 달았을 때 그의 후임으로 들어온 이가 바로 플라워 멤버 고유진(본명 고한규)이다. 서경석과 6개월간 동고동락한 고유진은 그를 “최고의 고참”이라고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이훈 밑에 있었던 이유 때문인지(?) 서경석은 내무반 후임병들을 친동생처럼 챙기는 고참이었다고. 고유진 역시 평소 차분한 성격 덕분에 서경석을 비롯한 선배들과 큰 소음 없이 지낼 수 있었다. 서경석과 고유진은 또한 제대 후에도 고참에 대한 예우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드라마 ‘마왕’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인 탤런트 조재완의 결혼식에 참석해 각각 사회자로, 축가를 맡았다. 조재완은 연예사병 시절 이훈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서경석을 보호해준 고참이었다. 고유진 역시 자신을 잘 돌봐준 조재완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축가를 불렀다. 고유진은 “조재완 선배의 결혼식에도 함께 참석할 정도로 서경석 선배는 정이 많은 사람”이라며 “오랜만에 만나도 엊그제 만난 것처럼 편안하고 늘 큰 웃음을 준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고유진-홍경민’…계급떠나 친구처럼, 앨범 제작 상부상조 고유진의 후임은 가수인 홍경민이었다. 이들은 10개월 터울로 군 복무를 했다. 나이는 고유진이 홍경민보다 두살 아래지만 이들은 6개월 동안 국방홍보원에서 복무하며 선,후임을 떠나 마치 친구처럼 친해졌다고 한다. 고유진은 “국군방송에 출연하거나 위문공연을 다니면서 친해질 수 있었다”고 예전을 회상한다. 제대한 후에도 지금까지 친한 동료로 지내며 내무반의 끈끈한 정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서로의 일에 적극적으로 지원사격하며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홍경민은 2004년 발표한 6집 수록곡 ‘우리들의 이야기’에 고유진이 참여해주길 부탁했고 고유진은 이를 흔쾌히 승낙했다. 고유진 역시 2005년 홍경민을 통해 가수 이정을 소개 받았다. 또 자신의 그룹 플라워의 앨범 수록곡 ‘그림자’를 선물 받기도 했다. 평소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연예인 친구가 많지 않았다는 고유진은 “(홍)경민 씨가 발이 넓어서 연예인 친구들 만날 때 나도 데려가 달라고 얘기하기도 한다”며 “경민 씨는 ‘네가 사람들 만나는 걸 싫어하는 줄 알았다’며 미안해하고는 주변 연예인 친구를 적극적으로 소개시켜줬다”고 전했다. ‘홍경민-이민우’…프로그램 인수인계 나란히 모범군인상 배우 이민우는 홍경민의 후임병이다. 상병 계급을 단 이민우는 병장이었던 홍경민과 함께 내무반 생활을 했다. 당시 이민우는 국군방송의 간판 프로그램 ‘위문열차’와 ‘천하무적 국군방송’의 진행자를 맡았고 지난 연말까지 해병대 국방홍보 영화를 촬영했다. 재미있는 건 이민우는 홍경민으로부터 그가 진행한 모든 프로그램과 병무청 홍보대사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는 사실이다. ‘직속 선임’이었던 홍경민은 제대를 하면서 모든 프로그램을 이민우에게 넘기고 자리를 물러났다. 이민우는 병무청 홍보대사 임명식에서 “이제 홍 병장님이 해왔던 업적을 이제 망칠 일만 남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들은 나란히 모범 군인상을 받으며 연예사병 선,후임의 모범답안을 제시하며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연예사병은 편한보직?’…위문공연·국군방송·영화, 쉼없는 강행군 이훈, 서경석, 홍경민, 지성, 윤계상 등 많은 남자연예인들이 연예사병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일부에서는 연예사병이 ‘복무하기 쉽다’ ‘연예인이면 누구나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윤계상은 “연예사병이 편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렇다면 연예사병의 자격조건은 뭘까. 국방홍보원에 의하면 연예사병은 서류, 면접 등 까다로운 심사를 거친다. 일단 연예사병이 되기 위해서는 국방홍보원에서 규정한 현역 앵커, 영화배우, 탤런트, 개그맨, 가수, 음악 작편곡자, 방송 작가, 영상편집자로 나뉘어 자격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또한 각 분야 관련 협회의 확인서나 추천서, 실무 경력을 인정할 수 있는 증명서나 작품 등이 필요하다. 제출 서류의 심사가 끝나면 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연예사병으로 복무할 수 있다. 그러나 연예사병이 된 후에도 일이 만만치 않다. 각 부대의 위문공연을 시작으로 각종 국군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게 된다. 군, 직할기관 및 소속기관의 대외활동, 문화활동을 지원하게 되며 합작 홍보물과 드라마 등을 제작하는데 동원된다. 이들의 출연료는 0원. 합작 드라마의 경우 출연료가 지급되기도 하지만 그 돈은 모두 국고로 들어가게 된다. 그럼에도 이들이 연예사병을 하는 이유는 군에 있는 2년 동안 연예 활동의 감을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방홍보원? 국방부장관의 관장사무를 지원하기 위하여 설립한 국방부 소속의 홍보기관.국방 관련 정책, 각급 부대의 장병 활동상을 적극 홍보함으로써 장병의 사기 진작과 군에 대한 신뢰를 증진시키는 홍보매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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