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엔재수생이없다?

입력 2008-05-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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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 즉 두 번째 기회를 주는 나라다. 반면 한국은 세컨드 찬스가 원천봉쇄돼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마디로 올인 사회다. 단 한번 치르는 수능고사가 학생의 인생을 좌우하는 게 한국이다. 그 한번도 추운 날씨 속에서 치른다. 학력고사를 보는 날 여의치 않게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있다. 전날 먹은 음식이 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핑계는 용서되지 않는 사회다. 한번 수능고사로 족하다. 미국은 한국의 수능고사와 흡사한 SAT(Scholastic Aptitude Test) 평가를 여름방학을 제외한 매월 한차례씩 치른다. 이 평가는 고등학생인 9학년부터 볼 수 있다. 12학년 때 SAT를 치르는 학생은 거의 없다.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12학년 때 SAT를 치르는 경우는 공부와 먼 학생에 속한다. 수능고사 잘못봐서 자살하는 학생을 만드는 나라가 한국이다. 그런 불행한 일들이 벌어져도 정부당국은 나 몰라라다. 미국에는 재수생이라는 게 없다. 미국 교육의 눈으로 보면 재수는 시간낭비다. 미국에서는 범죄를 저질렀을 때 가장 먼저 따지는 게 전과 여부다. 초범일 경우 과실에 의한 범법행위는 다소 관대하게 적용한다. 사회적으로 ‘모든 인간이 완벽하지 않으므로 그럴 수 있다’고 이해가 된다. 두 번째부터는 가중처벌을 받는다. 물론 전과에 대한 가중처벌을 하는 점은 다를 바가 없다. 교육으로 문제를 좁혀보자. 미국처럼 편입제도가 잘 돼 있는 나라도 없다. 한국은 입학연도가 학번이지만 미국은 졸업연도가 학번이다. 편입제도와도 무관하지 않다. LA 서쪽 바닷가에 산타모니카 커뮤니티 칼리지가 있다. 2년제 대학인데 유학생 비중이 워낙 높아 웬만한 4년제 대학보다 규모가 크다. 이곳은 미국에서 4년제 대학에 편입생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칼리지로 유명하다. 한 해에 400∼500명씩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한다. 편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게 UC(University California)계열 대학들이다. 버클리, UCLA를 총체적으로 일컫는 UC계열 대학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편이다. 고교 때 잠시 한눈 팔고 ‘학창시절’에만 열중하다 보면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있다. SAT 점수는 부족하고, 한국의 내신성적 격인 GPA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미국 학생들은 거주하는 지역의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한다. 그런 뒤 칼리지에서 다시 공부에 전념해 원하는 대학의 진학방법을 찾게 된다. 한 해에 버클리, UCLA에 편입하는 학생이 수 백명에 이른다. 두 번째 기회를 갖는 셈이다. 오히려 4년제 대학에서는 우수한 대학으로의 편입이 더 어려운 편이다. 한국에서 2년제 대학교 학생이 이른바 명문대학에 편입할 수 있다고 보는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물론 공부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이 애초부터 2년제 대학을 갈 수도 없는 풍토이지만. 어느 나라건 학력 학벌 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국처럼 자기들끼리의 패거리 문화에 빠져 노골적으로 출신 대학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는 선진국에는 드물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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