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제작이 위축된 틈을 타 중소규모의 외화가 대거 개봉될 전망이다.
5월 22일 막을 내린 세계최대 필름시장 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한국 수입업자들은 100만 달러 안팎인 영화 구매에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추격자’등이 해외 시장에서 팔리거나 주목을 받은데 비해, 훨씬 더 많은 수 십 편의 해외 영화들이 이번 마켓에서 경쟁적으로 거래가 됐다.
한 수입업자는 “예년에 비해 몇 배가 넘는 영화들이 수입된 것 같다. 대형 회사가 50만 달러만 줘도 될 영화를 100만 달러에 사간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대작이 아닌 중소 규모의 외화 수입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한국영화 제작이 급격히 줄어들며 개봉관 확보가 쉬워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한 ‘원스’같은 저예산 영화도 작품에 따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고, 유명 스타가 출연하지 않은 ‘테이큰’이 240만 관객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트려 수입업자를 자극했다.
100만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으로 수입된 ‘테이큰’은 수십억 원의 수익을 거두며 올해 외화 수입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권영락 이사는 “한국 영화 제작이 워낙 저조하다보니까 영화관련 기업이 수입에 치중하는 것 같다. 영화시장 전체의 규모 작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탈출구를 찾다보니 수입경쟁이 치열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해 각 배급사가 전망하는 한국 영화 개봉작은 70편 이하. 현재 기획중이거나 촬영되는 작품이 적어 내년에는 더 줄어든 50편 내외로 예상된다.
따라서 극장은 한국 영화를 대체할 외화가 필요하고, 특히 흥행 실패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작은 영화가 인기가 좋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런 현상이 한국 영화 침체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한국영화 수익률이 3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잘만 고르면 몇 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입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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