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용병수늘리자”6명,“줄이자”6명

입력 2008-06-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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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에선 용병을 ‘스켓토’라 부른다. 우리말로 하면 조력자란 뜻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 프로야구를 보면 용병무용론이 나올 지경이다. 특히나 올 시즌은 용병 잔혹사라 할 만큼 퇴출이 줄을 잇고 있다. 삼성 크루즈, SK 쿠비얀, LG 브라운, 두산 레스, KIA 발데스가 쫓겨났다. 히어로즈마저 스코비를 내보냈다. 감독과 선수 중 상당수는 “한국선수보다 나은 게 뭐냐?”고 실망하고, 비용 대비 효율성을 중시하는 프런트조차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비슷한 현실 진단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동아>가 8개 구단 감독과 단장, 주장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막상 그 해법에 있어선 재미있는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 입장 따라 처방도 달라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실은 감독, 단장, 선수의 의견 일치를 본 구단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이다. 승리와 우승이란 공통 목표를 공유함에도 그에 필요한 용병을 바라보는 관점은 상이한 셈이다. 또 하나 특이점은 부자구단과 가난한 구단의 제각기 다른 입장이다. SK 김성근, 삼성 선동열, LG 김재박 등 주로 부자구단 감독들은 용병 확대에 긍정적이었다. 반면 재정력이 빈약한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은 “완전히 없애거나 트라이아웃으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또 선동열, 김성근 감독처럼 일본야구에 정통한 감독들일수록 용병 확대(야구의 개방화)에 관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 용병제의 순기능 프로스포츠는 기본적으로 독과점 성격을 띠기에 보유선수 조항과 연고지 분할,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형평성에 무게를 둬왔다. 용병제 역시 마찬가지. 2명 보유 2명 출장, 교체 제한, 30만 달러 계약 상한선이 평등을 강화하는 장치였다. 용병제 도입 이래 두산은 타이론 우즈, 다니엘 리오스 등 ‘슈퍼용병’의 지원에 힘입어 LG를 제치고 서울의 강자로 떠올랐다. 롯데 역시 펠릭스 호세가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올 시즌 카림 가르시아의 등장으로 제2의 용병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밖에 삼성과 SK의 우승에도 엘비라, 하리칼라, 브라운, 레이번 등 용병투수의 힘이 있었다. 현대 캘러웨이, 브룸바 한화 데이비스와 크루즈, 클락 KIA 그레이싱어도 대박으로 꼽힌다. 이 중 우즈와 그레이싱어(현 요미우리)는 일본으로 옮겨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 부작용, 트러스트의 붕괴 그러나 마키아벨리의 통찰대로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깔려 있는 법. 용병을 통한 전력 평준화 도모는 해가 갈수록 자본의 논리에 흡수되는 양상이다. 30만 달러 계약금 상한선을 지키는 구단은 바보 취급을 받는다. 처음엔 월봉 계약이었지만 용병 수급이 모자라자 1년 보장계약이 남발돼 중도 퇴출되더라도 잔여 연봉을 다 주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면계약은 물론 심지어 다년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마디로 부자구단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나마 용병들은 한국에서 성공하면 역시 자본을 쫒아 일본으로 떠나버린다. 한국야구가 일본으로 가는 정거장 정도로 취급받는 셈이다. 여기다 조기 퇴출 시 대체용병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 대안은? 조사 결과, 현상 유지 외에 4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첫째 용병을 축소하거나 없애고, 교체횟수를 없애는 방안이다. 비용이 절감되지만 한 번 잘 못 뽑으면 만회가 안 되는 리스크가 크다. 둘째 일본식으로 2명 출장은 존속하되, 보유수를 3명 이상으로 늘리는 안이다. 실패해도 보완이 바로 가능하지만 용병수 증가의 사전 작업으로 여길 국내 선수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셋째 SK 김성근 감독이 주장하듯 외국 선수를 싸게 데려와 한국에서 팜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비자문제 등, 규약 상 제약에 부딪힌다. 넷째 프로농구(KBL)처럼 트라이아웃의 부활이다. 그러나 이 역시 구단 간 신뢰가 이뤄지지 않으면 편법이 나올 여지는 무궁무진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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