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슬로스타터김기용

입력 2008-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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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은 슬로스타터다. 김기용이 주목받은 것은 지난 3월의 일로, 그는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에서 우승을 했다. 물론 생애 첫 우승이다. 2004년에 입단을 했으니 4년 만의 개인적 쾌거다. ‘4년 만에 우승했으면 잘 한 거지, 무슨 슬로스타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하루가 멀다 하고 젊은 준재들이 쏟아져 나오는 바둑 동네에서 4년이나 무명으로 있다가 갑자기 쑤욱 올라온다는 건, 허풍을 한 스푼 섞자면 2군 생활 10년 끝에 메이저리그로 ‘팔려간’ 것만큼이나 극적이다. 신인왕이 꼭 미래에 대한 보증은 아니겠지만, 현재 한국바둑계의 간판스타들이 한결같이 신인왕 출신이란 점은 주목할 만하다. 비씨카드배만 해도 이세돌, 조한승, 박영훈, 송태곤 등 초대형 스타들의 등용문이자 정상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김기용도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한 판 한 판 바둑에 대한 무게감이 더해졌다. <실전> 백4로 젖힌 수로는 <해설1> 1로 젖혀가는 수도 있다. 이후 백3·5로 흑 넉 점을 잡는다. 그런데 이건 선수 문제가 있다. 선수를 뺀 흑은 6으로 좌하의 백을 압박해 들어올 것이다. 이건 싫다. 백14로 뛴 수에 대해 짚고 넘어가기로 한다. 마음 같아선 <해설2> 흑1로 뚫고 나와 3으로 ‘딱’ 끊어가고 싶다. 호전적인 발상이다. 흑5로 늘면 백 한 점을 품을 수 있다. 그런데 어떨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백은 6·8로 그물을 펼쳐 중앙에 뜬 흑을 공격하고 나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초반부터 흑이 피곤한 바둑이 된다. 끌려 다닌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바둑도 연애도 마찬가지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7단 1974 ys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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