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8스타플러스]골감각-드리블완벽…환상의황금발

입력 2008-06-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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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승승장구하며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칭송받는 거스 히딩크 러시아 대표팀 감독의 마법을 잠재운 주인공은 스페인의 ‘어린 아이(El Guaje)’였다. 11일 새벽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08 D조 1차전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27·발렌시아CF)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북극곰’ 러시아를 4-1로 대파했다. 앳된 얼굴 때문에 ‘아이’란 닉네임으로 통하는 비야는 페르난도 토레스(24·리버풀)와 투톱을 이뤄 상대 진영을 몰아쳤다. 신장 175cm로 단신에 속한 그이지만 탁월한 위치 선정과 천부적 볼 감각, 폭발적인 드리블을 앞세워 3골을 작렬, ‘터줏대감’인 라울 곤잘레스를 빼고 자신을 기용한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비야의 활약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그는 유로2008 예선 12경기 중 11경기를 소화하며 7골을 넣었다. 예선에서 스페인이 23득점을 올렸으니 전체 득점 분포의 33가까이 책임진 셈이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30골을 뽑은 토레스가 예선에서 고작 2 골을 넣은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골 감각이다. 물론 러시아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뤘고, 그 결과 유로 예선에서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꺾은 다크호스다. 게다가 세계 최고의 명장 중 한명인 히딩크가 이끌고 있다. 하지만 신들린 비야의 발놀림을 막지는 못했다. 그는 오른발로만 세 차례나 러시아 골네트를 흔들어 히딩크를 머쓱하게 했다. 히딩크는 “우리 수비수들은 상대 역습에 대처하는 법을 알고 있지만 학교 팀도 하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패배를 시인했는데, 여기서 언급된 ‘역공’의 마무리가 비야의 몫이었다는 점이 재미있다. 반면 비야는 “골도 넣었고, 원했던 승점 3점을 챙겨 매우 기쁘다”고 즐거워했다. 스페인 2부리그 스포르팅 기혼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3년 레알 사라고사로 옮겨 첫 두 시즌에서 각각 17골, 15골을 넣은 뒤 2005년 이적료 1000만 파운드(200억원)에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었다. 2005-2006시즌에는 25골을 넣었는데, 그가 골을 터뜨릴 때마다 팬들이 ‘비야 마라비야(Villa Maravilla·놀라운 비야)’라고 외칠 정도로 그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점점 주가가 급등하는 비야를 둘러싼 이적설이 분분한 것은 당연지사.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계속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토트넘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막강 전력에도 늘 마지막 순간 좌절을 겪어온 스페인이 꼭 한 번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때는 유로 1964였다. 44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무적함대’의 쾌속 항해 여부는 비야의 발끝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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