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승리를부르는‘여유의리더십’

입력 2008-06-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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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효과’란 말이 있다. 처음에 눈을 굴려서 덩어리를 만들기 힘들어서 그렇지 일단 모양을 잡아가면 비탈을 내려갈수록 눈덩이는 급속도로 커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돈이 돈 번다’는 소리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이 이론을 2008년 SK 와이번스에 대입하면 ‘승리가 승리를 부른다’로 해석된다. SK 김성근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1보 후퇴, 2보 전진” 전략이다. 쉽게 말해서 벌어놓은 승수가 워낙 넉넉하니 조금 지더라도 괜찮다는 여유가 팀 전체에 흐르고 있고, 장기 레이스에서 도박이나 과부하를 피하면서 더 많은 승수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일례로 SK는 5월 들어 두산과 롯데에 잇달아 홈 3연전을 전패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김 감독과 SK 선수단은 그다지 동요하지 않았다. SK 1위 독주의 고비였던 6월 롯데 원정 3연전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다 내줘도 괜찮다는 심정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물론 다 지고 싶어했을 리야 없었겠지만 그런 심리가 롯데전에 대한 몰입을 가져왔고, 이는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미쳤다. SK는 개막 후 4월까지 20승을 거뒀는데 그 동력이 5월 고비를 넘기는데 결정적이었다. 김 감독은 작년에도 포커스를 초반에 맞춰서 성공을 거뒀고 거슬러 올라가면 작년 우승으로 얻은 가진 자의 우월감이 올 시즌 호성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SK 경기를 보면 김 감독이 승부처에서 힘을 빼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승부처나 연장에서 마무리 정대현이나 불펜의 조웅천을 아끼고, 대신 조영민이나 김원형을 민다. 플래툰 시스템도 작년보다는 유연하게 적용한다. 김 감독 역시 “5월(13승)에 욕심 부리니까 더 안 되더라”라고 회고했다. 더불어 SK엔 여유가 나태, 자만으로 변질되는 것을 차단하는 정서가 흐르고 있다. 김 감독은 그것을 “프로근성”이라 칭했다. 감독이 지시하지 않아도 선수가 자발적으로 부족함을 느끼고 절실하게 약점을 메우려 하는 상승 의지가 있다는 얘기다. 분명 2008년 SK는 역대 최강팀과 비견될 수준은 못 된다. 상대팀도 “압도하는 맛은 없다”라고 한다. SK도 베스트 전력이 아니라고 인정한다. 그런데도 SK는 이겨나가고 있다. 그러니까 진짜 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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