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최정아프냐…나도아프다”

입력 2008-05-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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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정경배)은 송구가 짧아.” “13번(모창민)은 수비가 약하잖아.” “37번(김연훈)을 9번 타순에 집어넣어.” SK 김성근 감독은 15일 두산전에 앞서 기자들과 대화 도중 갑자기 감독실을 찾은 후쿠하라 수비코치와 일본말로 의견을 교환했다. 후쿠하라 코치는 김 감독이 주전 3루수로 김연훈을 지명하자 의외라는 듯 반응했지만 수긍하고 물러났다. 김 감독은 “(기자들이 못 알아듣게) 러시아말을 배워야겠어”라고 농담을 섞었지만 어딘가 낭패감이 묻어났다. 최정을 대체할 선수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최정은 전날 두산전 1회 땅볼 우전안타를 치고 전력질주하다 1루를 잘못 밟아서 오른 발목 부상을 입었다. 쓰러져서 업혀 나갈 정도로 심각했는데 결국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김 감독은 “작년에도 봤겠지만 최정이 없으면 팀이 구성이 안 된다”라며 최정의 이탈을 안타까워했다. 워낙 토털 베이스볼의 SK인지라 김 감독이 아쉬움을 표출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실제 최정은 작년 시즌 4번타자 이호준과 더불어 SK의 몇 안 되는 ‘에브리데이 플레이어’였다. SK가 34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창단 최고 인상률을 보장한 이유도 그래서다. 김 감독 취임 이래 작년 3루 전향 대성공에 이어 올 시즌엔 스위치히터 변신까지 연착륙(타율 0.352)하는 와중이었다. 순항만 거듭하던 SK가 첫 시련에 직면한 흐름이다. 문학=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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