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윤의스포츠Biz]‘윈윈카드’찾는게임의법칙

입력 2008-06-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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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매년 열린다면 세계의 도시들이 유치를 위해 줄을 그토록 길게 서지는 않을 것이다. 이벤트의 희소성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프로 구단을 가진 도시’라는 호칭을 갖고 싶어 하는 도시가 많을 때, 또 그런 도시보다 구단 숫자가 적을 때 도시와 프로 구단간에 벌어지는 줄다리기를 프랜차이즈게임이라고 한다. 구단 숫자를 제한하는 리그에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게임의 중심에는 항상 최신 경기장이 있다. 모든 프로구단은 더 많은 수입이 발생하는 최신 경기장을 갖기를 원한다. 그리고 프로 구단을 갖고 싶은 도시는 최신 경기장을 지어주겠다며 프로 구단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다만 층층으로 리그가 있는 유럽이나 경기장 지을 땅이 부족한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게임일 수밖에 없다. 이 게임이 서로 윈-윈 하는 방향으로 잘만 진행되면 자치단체는 큰 이벤트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스포츠조직은 최신시설을 갖게 되는 이점이 있다. 물론 이 게임에 잘못 말려들어 황당한 경우에 처하는 사례들도 있다. 올림픽 유치도시 중에서 곤경에 빠졌던 도시로는 캐나다 몬트리올을 꼽는다. 올림픽이 열리고 14년이 지난 1990년까지도 몬트리올시와 퀘벡주는 4억5000만달러라는 부채를 안고 있었다.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를 잘못 판단한 탓이었다. 프로 구단을 원했던 도시 중에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세인트피터스버그가 꼽힌다. 오래 전부터 메이저리그 구단 홈 도시가 되겠다고 공언하고 있었던 이 도시는 1988년 4만3000석 규모의 돔구장부터 지었다. 그런데 구장을 짓고 나자 아무 팀도 그 도시로 가려고 하지 않았고 신규 구단 창단 허가도 나지 않았다. 애당초 그 도시가 유혹했던 구단은 당시 메이저리그 구단 중 가장 낡은 구장을 사용하고 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였는데 구단이 시카고시의 역제안에 돌아섰기 때문이었다. 두 도시 모두 최신시설은 지었지만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드시 참고해야 할 사례들이다. 이런 잘못된 계산으로 곤경에 처했던 도시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았는지 요즘은 빅 이벤트를 유치한 도시들이 적어도 큰 실패는 하지 않는 편이다. 스포츠조직과 자치단체가 사전에 주고받을 것을 충분히 검토한 후 진행되기 때문이다. 빅 이벤트 유치에 나선 도시들도 많지만 과거와 달리 지금 제주도, 전남 등은 국내 스포츠 이벤트유치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한편 프로축구를 제외하고 국내 프로구단이나 아마스포츠단체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난제는 ‘어떻게 하면 최신시설을 가질 수 있을까’이다. 그렇다면 스포츠조직과 자치단체가 서로 원하는 것을 갖게 되는 방안만 찾으면 된다.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의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나 일본 고시엔고교야구대회를 한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교야구의 경우 10개 가까이 되는 대회를 하나로 묶어 큰 대회로 만들어 희소성을 높이면 자치단체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이벤트가 된다. 그런 다음 최신 경기장을 갖춘 도시에게 유치자격이 주어진다는 조건을 단다면 자치단체는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빅 이벤트를, 스포츠조직은 최신 경기장을 서로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정 희 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프로야구 초창기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며 ‘돈벌이도 되는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접목, 나의 지향점이자 한국 프로스포츠산업의 현실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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