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프런티어]대구육상조직위사무총장,문동후“2조3천억효과…대구가달라진다”

입력 2008-06-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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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27일, 케냐 몸바사에서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결정되면서 한국은 하계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 3대 스포츠이벤트를 모두 경험하는 나라가 됐다. 문동후(59) 대구세계육상선수권 조직위원회 상근부위원장 겸 사무총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경기국장과 2002년 한일월드컵 사무총장에 이어 세계육상선수권의 살림까지 맡게 됐다. 스포츠행정에서 잔뼈가 굵은 문 부위원장으로부터 ‘육상축제’의 준비상황을 들었다. ● 정밀한 일정조율 필요 서울올림픽에서 육상일정을 총괄해 본 문 부위원장은 “올림픽을 설계하는 데 육상이 반(半)이었다”고 회상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필드·트랙·도로종목까지 총 47개 종목(남자24개, 여자23개)에 212개국 7000여명(선수·임원3500명, 기자단3500명)이 참가한다. 복잡성 때문에 정밀한 일정조율이 필요하다. 문 부위원장은 “대회가 매끄럽게 운영되어야 대구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며 서울올림픽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존 홀트(영국) 국제육상연맹사무총장이 보는 앞에서 동메달을 딴 영국 국기 대신 동독 국기가 올라갈 뻔 했다. 결국 국기가 걸리기 직전 본부석에서 긴급 무전을 날려 위기를 벗어났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스타디움이 복잡하게 돌아가다 보니 발생할 일이었다. 자원봉사자, 경기진행요원 훈련 등 운영계획을 2010년 1월까지 마련, 예행연습에 들어갈 계획이다. 2010년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를 대구에서 세계선수권 방식으로 개최해 모의고사를 치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2조3000억원의 파급효과 세계육상선수권은 1983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4년이었던 대회 주기는 1991년 일본 도쿄대회부터 2년으로 바뀌었다. 212개국에서 총 65억 명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문 부위원장은 “대회규모나 일수는 올림픽과 월드컵보다 작지만 속은 꽉 찬 대회”라고 했다. 생산유발효과 3500억원, 부가가치 효과 1500억원, 6만 명의 고용효과 등 2조3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경기장 시설보강 등 직접대회비용은 1927억원, 도시 인프라 구축비용에는 2조4000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문 부위원장은 “지난 15년간 대구의 소득수준은 전국 평균의 70%에 불과했다”면서 “대구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흥행몰이도 자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이벤트를 개최하면서 축적된 역량 덕에 시설·일정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인 육상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유치 1주년에 맞춰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반드시 경기장에서 직접관람을 하겠다’는 대답은 4.2%, ‘별 관심 없다’는 답도 13.6%에 달했다. 마침 인터뷰날짜인 6월5일은 대구에서 전국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대구스타디움은 텅 비었다. 문 부위원장은 “서울올림픽에서 칼 루이스를 보기 위해 LA에서 날아온 모녀(母女) 팬을 잊을 수 없다”면서 “육상에서도 박태환·김연아 같은 스타를 키워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대한육상연맹이 구성한 ‘2011년 드림팀’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문제는 정부와 경제계, 육상연맹 공동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이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더라도 “스타디움을 채울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상암월드컵경기장이 가득 찼던 것처럼 세계적인 스타들을 통해 육상열기를 만들 수도 있다. 문 부위원장은 “월드컵 때 흥행몰이에 기여한 시민 서포터스를 통해 한국국민과 참가선수단 사이의 다리를 놓겠다”고 했다. 희망적인 것은 ‘자원봉사 참여 의향이 있다’는 시민이 24.2%에 이른다는 것. ● 무엇을 남길 것인가 문 부위원장은 “월드컵과 2003년 U대회의 체육시설을 최대한 활용, 경제적인 대회로 만들겠다”면서 “중요한 것은 대회 이후에도 대구를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는 도시인프라사업 투자”라고 했다. 국가전체로 보더라도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 대구를 세계 육상의 메카로 만들 수 있는 육상아카데미와 실내육상경기장도 구상중이다. “대구의 마라톤 코스를 활용, 보스턴·런던 마라톤대회처럼 세계적인 마라톤대회를 만든다면 지속적인 지역경제발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부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대회 자체가 아니라 ‘대회가 남길 유산’이라는 것이 20년 동안 체육행정가를 하며 얻은 교훈”이라고 했다. ● 문동후 사무총장? 1949년 3월6일 경북 김천生 서울대 행정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행정정책학(석사)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박사과정 수료 1972년 총무처 기획관리실(행시12회) 1980년 중앙공무원교육원 학생과장 1986년-1989년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파견근무(경기조정관) 1989년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 1994년 총무처 조직국장 1999년 대통령비서실 정무 수석실 행정비서관(관리관) 2000년 11월-2003년 6월 2002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 2004년 10월-2007년 1월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총장 현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상근부위원장 겸 사무총장 대구=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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