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철프로의빗속라운드실전노하우]비거리욕심버리고느긋한플레이하자

입력 2008-06-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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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자연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온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은 바로 ‘우중 라운드’를 할 때다. 한 여름의 뙤약볕이 징글징글하게 느껴지는 순간,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골퍼는 스윙과 코스를 공략하는 모든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페어웨이가 비에 젖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수많은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마추어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비라는 변수를 받아들이고 심리적인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중 라운드를 하면 대다수의 아마추어들은 플레이를 빨리 진행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쫓기듯이 라운드를 하면 골프의 즐거움은 사라지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라운드는 끝이 난다. 모처럼 나선 주말 라운드를 이렇게 망쳐서는 곤란하다. 때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평소에는 할 수 없는 색다른 라운드를 즐겨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마음이 편해졌다면 그 때부터 전체적인 스윙 템포나 리듬이 너무 빨라지지 않도록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골프는 철저하게 리듬을 지켜야 하는 스포츠다. 서둘러 스윙을 마치고 카트를 타거나 우산을 쓰고 싶겠지만, 평소 해오던 프리샷 루틴을 반드시 지켜야 본인이 지닌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다. 비가 내린다고 해서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딱딱한 그린이 비에 젖으면 볼이 곧바로 멈추기 때문에 집중력만 발휘한다면 쇼트게임을 통해 평소보다 타수를 더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의할 것은 장비다. 여름 라운드 때는 골프백이 조금 무겁더라도 우의와 방수 모자, 여벌의 장갑, 수건을 구비해두자. 작은 준비가 타수를 낮춰주는 법이다. ○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좌측을 노려라 비가 내리는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면 ‘거리가 짧아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하지만 우중라운드를 할 때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거리에 대한 욕심이다. 드라이버 샷으로 평소만큼 거리를 보내려 하면 스윙이 빨라지기 때문에, 일단 거리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몸이 비에 젖으면 회전 동작이 원활하지 못해 페이드성 볼이 많이 발생한다. 지형을 잘 살피고 페어웨이 좌측을 겨냥하는 것도 요령이다. 비가 오는 날은 페어웨이에 떨어진 볼이 굴러가는 거리가 짧아져 비거리의 손해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떻게든 볼을 조금 더 멀리 날리고 싶다면 티 높이를 조금 높여 높은 탄도의 샷을 구사하는 것이 비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다. ○ 아이언샷- 한 클럽 길게 잡고 상체 회전 확실히 몸이 젖어 있고 우의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몸의 회전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평상시처럼 풀 스윙을 할 수 없다. 무리한 풀스윙 보다는 평상시 사용하는 클럽보다 한두 클럽 더 길게 잡고 4분의3 스윙을 통해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비록 스리쿼터 스윙을 하더라도 상체의 회전은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정확한 방향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립에도 신경 써야 한다. 평상시보다 2∼3cm 짧게 잡아야 생크를 방지할 수 있다. 비에 젖은 풀은 평상시보다 저항력이 강하기 때문에 그립의 악력도 평상시보다 조금 더 강하게 잡아주어야 한다. ○ 어프로치샷- 러닝 어프로치샷 보다 피칭샷이 효과적 우중 라운드를 할 때는 볼을 굴리는 러닝어프로치 샷 보다는 볼을 띄우는 피칭 샷이 더 효과적이다. 그린에 물기가 많아 곧바로 볼이 멈추기 때문이다. 수막현상으로 클럽에서 볼이 미끄러져 탄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한 클럽 더 길게 잡아야 정교한 그린 공략이 가능하다. ○ 퍼트-평소보다 볼을 20∼30cm 더 보내는 스트로크를 골프장에서는 비가 내리면 잔디를 깎지 않아 그린의 잔디는 평상시보다 더 많이 자라 있다. 물기도 머금어 그린 스피드가 느려진다. 때문에 평상시 퍼트를 할 때처럼 경사를 많이 볼 필요는 없고 물기를 계산해 거리감을 우선시하는 퍼트 스트로크를 해야 한다. 물론 백스윙 스트로크는 평상시처럼 하지만 임팩트 순간에만 조금 더 강하게 때려주어야 거리를 충분히 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 평상시의 거리보다 20∼30cm 더 보낸다는 생각으로 스트로크 해야 볼이 한참 짧아 스리퍼트로 이어지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도움말=이경철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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