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우리’가철지난스프링캠프차린까닭

입력 2008-06-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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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우리의 시즌 9차전이 벌어진 20일 오후 목동구장. 홈팀은 뙤약볕 아래서 때리고, 달리고, 받고,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강훈을 소화했다. 반면 원정팀은 평소보다 30분 가량 늦게 야구장에 도착해 가볍게 러닝과 타격 훈련만 진행한 뒤 곧바로 경기에 임했다. 히어로즈 선수들은 17일부터 목동구장에 철 지난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홈팀은 일러야 오후 2시쯤 훈련을 시작하지만 히어로즈는 오후 1시부터 촘촘하게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타격, 투수, 수비 포메이션 훈련을 차례대로 진행했다. 30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의 훈련인 까닭에 선수들은 물 또는 이온음료를 부쩍 찾았고, 여기저기서 고통을 참기 위한 기합 소리도 터져나왔다. ‘서머캠프’가 더 어울릴 법한 시즌 도중의 강훈을 히어로즈가 선택한 이유는 역시 얇은 선수층 때문. 더욱이 창단이 늦어지면서 히어로즈는 타 구단들처럼 해외전훈을 못가고 제주도에서 겨울나기를 했다.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은 “1, 2군 모두 선수가 없다. 현대 시절에 자금 부족으로 선수를 못뽑아 선수층이 절대 부족하다. 어쩔 수 없이 작년까지 주로 2군에 머물던 선수들을 1군에 올려 쓰고 있는데 선수들끼리 사인이 맞지 않아 외야 중계플레이 미스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팀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니 늦게라도 스프링캠프를 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히어로즈에 비하면 무사태평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던 한화는 어떨까. 김인식 감독은 경기 전 한화 타자들의 배팅볼 타격훈련을 지켜보다가 “다른 좋은 방법이 없어서 그냥 놔두지만 실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훈련은 재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급격한 팀 붕괴를 경험한 히어로즈와 몇년째 견고하게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하고 있는 한화의 처지는 확실히 다르다. 그러나 이날 유독 헐렁하게(?) 훈련하고도 5회까지 이미 두자릿수 안타에 홈런 두방을 섞어 8점을 올린 한화를 보면 훈련량과 성적이 반드시 비례한다고 볼 수만은 없음이 분명하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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