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투어상반기결산]김형성-황인춘뜨고…김경태-최광수지고

입력 2008-06-2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PGA

2008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상반기 시즌은 걸출한 스타 탄생 없이 조용하게 막을 내렸다. 출발은 화려했다. 개막전을 중국 상해에서 개최하면서 글로벌 투어로의 발돋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존 스타들의 부진에, 눈에 띄는 기록 없이 4개월의 짧은 일정을 마무리했다. 시즌 초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신예’ 노승열(17)의 발굴과, 황인춘(34·토마토저축은행)과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의 상금왕 경쟁이 잠시나마 팬들의 시선을 끌었을 뿐 이렇다할 흥행 성적을 내지 못했다. 3월 20일 KEB 한중 인비테이셔널로 시즌을 개막한 KPGA투어는 6월 22일 끝난 에이스저축은행 몽베르오픈까지 총 9개 대회를 끝으로 상반기 시즌을 마무리했다. 8월 21일까지 두 달간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7월 초까지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음에도 예년에 비해 일찍 상반기 시즌이 끝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 김경태 스윙교정 후유증… 강경남 부상 탓 부진 시즌 초반 화제는 ‘괴물’ 김경태(22·신한은행)의 부진이다. 지난 시즌 프로 데뷔전 토마토저축은행과 GS칼텍스 매경오픈 연속우승으로 한국프로골프투어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며 화려하게 등장한 김경태는 올 시즌 극심한 2년차 징크스에 빠졌다. 김경태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러진 유러피언투어 밸런타인 챔피언십에서 공동 62위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고, 개막전인 KEB 한중 인비테이셔널에서는 2라운드 합계 13오버파의 믿기지 않는 성적으로 예선 탈락했다. 부진은 계속됐다. 에머슨퍼시픽 돗토리현오픈에서 4위에 오르며 부활을 예고하는 듯 했지만, SK텔레콤오픈에서 공동 26위에 그쳤다. 부진의 이유에 대해 본인은 스윙 교정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해 보여준 정교함이나 신인답지 않던 노련한 게임 운영까지 모두 자취를 감춰 더 이상 괴물의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올 시즌 국내와 일본투어를 병행하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두 배로 늘어난 것도 부진의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스나이퍼’ 강경남(25·삼화저축은행)의 동반 부진도 투어의 박진감을 떨어뜨린 요인이 됐다. 자로 잰 듯한 퍼트, 타고난 승부욕으로 지난 시즌 3승을 챙겨 김경태와 쌍벽을 이룬 강경남은 목 디스크로 인해 들쭉날쭉한 컨디션을 보였다. 다행히 8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컷오프 되지 않고 꾸준하게 성적을 내 하반기 시즌 화려한 부활이 기대된다. ○ 김형성-황인춘 상금왕 불꽃경쟁 상금왕 경쟁을 논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KPGA투어 상반기 시즌은 황인춘, 김형성의 상금왕 경쟁이 볼거리를 제공했다. 기선을 제압한 쪽은 황인춘. KPGA투어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고교생프로 노승열과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왕 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기세가 오른 황인춘은 금호아시아나오픈까지 거머쥐며 2대 대회에서 무려 2억2000만원의 상금을 따내 생애 첫 상금왕 등극을 노리고 있다. ‘다크호스’ 김형성의 선전도 눈부셨다. 매 대회 우승 후보로 거론되면서도 뒷심이 부족해 우승과 인연이 멀었던 김형성은 4월 27일 끝난 토마토저축은행오픈과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에이스저축은행 몽베르오픈을 석권하며 황인춘을 500만원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개막전 우승자 배상문(23·캘러웨이)도 제몫을 다했다. 주특기인 장타를 뽐내며 여전히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인기를 과시했다. 9개 대회에서 우승 1회를 포함해, 한 차례도 20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는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상금랭킹 3위에 올랐다. 배상문 역시 첫 상금왕 등극을 노리고 있어 후반기 대반격이 기대된다. 새얼굴도 등장했다. 올해 처음 열린 필로스오픈에서 2부 투어 출신의 허인회(21)가 정상에 오르며 강성훈(21·신한은행)과의 신인왕 경쟁에 뛰어 들었다. 강성훈은 우승 없이 준우승 2회 포함 ‘톱10’에 5차례 진입하며 상금랭킹 4위를 달리고 있다. ○ 외국인 츄딘 우승 그나마 신선함 불어넣어 지난해 KPGA투어는 김경태라는 걸출한 스타의 탄생으로 오랜만에 인기 돌풍을 이끌었다. 반면 올 시즌은 스타의 부재로 흥행 면에서 작년에 미치지 못한다. 시즌 초반 유러피언투어를 개최하면 흥행을 유도했지만 국내파를 비롯해 최경주 등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인기몰이에 실패했다. 앤서니 김이 준우승을 차지하며 고군분투했을 뿐 골프팬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최경주라는 최고의 흥행카드를 꺼내든 SK텔레콤오픈도 예년에 비해 부진했다. 예상대로 최경주의 우승으로 끝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연출됐지만, 잦은 국내대회 출전으로 인한 식상함이 골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신인돌풍도 없었다. 강성훈, 허인회, 김대현 등이 꾸준한 성적을 올렸지만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한방’이 부족했다. 노장의 투혼도 실종됐다. 최광수, 최상호의 부진 속에 강욱순(42·삼성전자), 석종률(40·캘러웨이)이 선전을 펼쳤지만 40대 중년 프로들의 활약이 20대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눈에 띄는 기록도 사라졌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17세 고교생 프로 노승열이 두각을 나타내며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 치우는 듯 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그나마 외국인 시드권자인 앤드류 츄딘(호주)이 레이크힐스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선함을 불어 넣은 게 전부다. 2007년 17개 대회를 개최한 KPGA투어는 올해 20개로 3개 대회가 증가했다. 지난 시즌 김경태는 사상 첫 단일 시즌 상금 5억원 돌파를 노렸지만 실패했다. 하반기 남은 대회는 11개. 풍성한 기록과 화려한 볼거리, 스타들의 불꽃 튀는 경쟁 없이는 골프팬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 상반기 시즌을 조용하게 마감한 KPGA투어가 하반기 어떤 흥행카드를 꺼내들어 인기몰이에 나설지 주목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