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복기타임

입력 2008-06-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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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많이 졌어.” 강지성이 싱긋 웃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맞은편의 홍성지도 머쓱하게 웃는다. 계가를 해 보니 백이 덤을 주고도 6집반이나 남겼다. 대승이다. 강지성의 웃음에는 ‘미처 던지지 못한’ 미안함이 묻어 있으리라. 바둑판 위의 돌들이 쓸려져 내려갔다. 그리고는 처음부터 다시. 복기타임이다. 기사들 중에는 복기를 좋아하는 부류와 그렇지 않은 부류가 극명히 대비된다. 두 사람은 모두 복기를 좋아하는 쪽이다. 그 만큼 연구를 즐긴다. 오늘의 땀은 내일의 달콤한 결실을 맺는다. “일단 포석부터 한번 보자구. <실전> 흑3 말이야. 이건 <해설1> 흑1로도 많이 두잖아?” 강지성이 물었다. 그러자 홍성지가 백2를 붙였다. “백2면 흑3으로 받고, 백은 8로 벌리고 흑이 9로 지키는 데까지. 이건 흑이 ‘쪼∼끔’ 좋겠죠?” “백이 그렇게 두어준다면야 흑은 ‘쌩큐’지.”홍성지는 백돌 하나를 들어 <해설2> 백2 자리에 조용히 가져다 놓았다. “요즘엔 그래서 백2를 먼저 두잖아요. 잘 아시면서 … ” “흐흐, 맞아. 흑1에는 백2를 먼저 건드리지. 흑3으로 덮어온다면 백4로 끼우고 말이야.” “패와 축을 둘러싼 싸움이 벌어지죠. 쌍방 간에 상당히 어려운 바둑이 될 거에요.” 홍성지의 말에 강지성이 웃었다. “그렇지. 그래서 <실전>이 마음에 들어. 일단 쉽잖아? 골치 아픈 건 질색이라고.” 그 말에 홍성지가 반박했다. “에이! 싸움만 잘 하면서.”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7단 1974ys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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