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거인손손민한“LG는보약”8승쌩쌩

입력 2008-07-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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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닝6K무실점…LG 4번페타지니헛스윙연발고개절레절레
거인 중의 거인이 깨어났다. 부산이 열광하는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33)이 짧은 부진을 털고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손민한을 처음으로 상대한 LG 4번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연신 헛방망이질을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만큼 위력적인 투구였다. 손민한은 6일 사직 LG전에서 7이닝 5안타 6삼진 1실점으로 잘 던져 롯데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빼곡히 들어찬 2만7290명의 관중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사하는 시즌 8승(2패)투. “힘이 떨어졌다”는 주변의 우려가 무색하게도 그의 직구는 시속 140-145km 사이를 꾸준히 찍었다. 롯데도, 손민한도 다같이 안도할 만한 호투였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무패 행진을 벌이던 손민한은 직전 2경기에서 급제동이 걸렸다. 4이닝 7실점(4자책), 5.1이닝 6실점이란 기록은 올 시즌의 그에게 기대하기 힘들었던 성적표. 이전까지 11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 행진 중이었으니 더 그랬다. 그 사이 다승과 방어율 1위 자리는 SK 김광현에게 넘어갔다. 유독 아쉬운 쉼표였다. 손민한은 “에이스로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인 탓에 성적을 떠나 팬과 선수들에게 미안했다”고 토로했다. 또 “직전 경기에서는 심한 감기 몸살이 원인이었다. 감기 때문에 근육이 약해진 탓인지 체력이 떨어지고 볼 스피드가 평소보다 안 나왔다. 그래서 오늘은 내 스피드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1회부터 전력투구했다”고 했다. 세 번의 실수는 없었다. 이 날은 날카로운 제구력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LG 타선을 차례로 제압했다. 김재박 감독은 패인을 “선발투수 손민한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고 간단히 정리했다. 특히 상대 4번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4타수 무안타로 완벽하게 압도했다. 4회 무사 1·3루를 포함해 삼진만 세 개. 손민한은 “페타지니 앞뒤로 좋은 선수들이 많았지만 4번을 잘 잡아내서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첫 타석을 던져보니 떨어지는 볼에 약점이 있는 것 같아 체인지업으로 공략했다”면서 “다음 번엔 페타지니도 준비하고 나올테니 다른 준비를 해야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손민한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총 113이닝을 던졌다. 8개 구단에서 손민한보다 많이 던진 투수는 LG 봉중근(118.1이닝) 밖에 없다. 경기 평균 이닝(7.1이닝)은 봉중근보다 더 많다. 등판하는 날 확실히 승리를 챙겨주고, 불펜의 부담까지 덜어주는 에이스다.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 플레이가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특히 손민한이 잘 던져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손민한이 있는 한 8년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롯데의 발걸음은 여전히 가벼울 수밖에 없다. 사직=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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