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선발투수교체늑장통보…팬은안중에없나

입력 2008-07-0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8일 목동구장의 롯데 선발투수는 당초 송승준으로 예고됐다. 그런데 이날 실제 선발투수는 이용훈으로 바뀌었다. 팬들로서는 의아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예고된 선발투수라도 경우에 따라 바뀔 수는 있다. 상대팀의 양해가 있을 때다. 보통 선발투수가 등판을 앞두고 예기치 않은 부상을 비롯해 상대가 이해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면 교체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날 롯데 선발투수의 교체는 무사안일과 행정처리의 미숙함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팬들의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이동일인 월요일에는 다음날 선발투수를 낮 12시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보하게 돼 있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처음에 이날 선발투수를 송승준으로 결정해 구단 직원에게 말했고, 롯데 구단은 당연히 7일 낮 12시에 KBO에 이같이 통보했다. 그런데 로이스터 감독은 7일 오후 7시쯤 컴퓨터로 자료를 정리하다 송승준에서 이용훈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고, 구단에 문의한 결과 상대팀의 허락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답변에 교체를 의뢰했다. 롯데는 이에 따라 우리 이광환 감독에게 선발투수 교체에 대한 양해를 구했고, 이 감독은 “상관없다”면서 허락했다. 그리고 롯데 구단은 KBO에 오후 9시쯤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여기까지는 과정이나 절차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날 롯데 선발투수가 송승준에서 이용훈으로 바뀐 사실을 알고 있었던 팬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각 언론사 프로야구 예고란에는 모두 이날 롯데 선발투수로 송승준이 그대로 나갔다. KBO 홈페이지도 8일 오전 11시에야 송승준에서 이용훈으로 뒤늦게 교체됐다. 롯데로서는 팬들에게 먼저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최근 스포츠토토가 성행하는 상황에서 잘못된 선발투수 예고는 팬들의 집중적인 성토와 항의를 받기 십상이다. 어쩌면 이번주 토토가 발매중단된 것이 다행인지 모른다. 구단들은 선발투수 예고제를 실시하는 이유부터 곰곰이 되새겨 봐야한다. 팬들의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선발투수 예고제가 도입됐다. 상대팀에게 선발투수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팬들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선발투수 예고제는 무의미한 것이 아닐까. 목동=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