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로본‘님은먼곳에…’

입력 2008-07-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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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영화팀이 기업의 마케팅 분석기법 ’SWOT’를 활용, 개봉을 앞둔 작품을 철저히 분석해드립니다. 이번에는 올 여름 기대작으로 꼽히는 두 편의 한국영화를 살펴봅니다. 17일 개봉하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24일 개봉작인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 곳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라는 톱스타 캐스팅과 함께 한국영화로는 전혀 새로운 스타일로서 관객을 유혹합니다. ‘님은 먼 곳에’는 이준익 감독 특유의 감성으로 베트남전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또 다른 굴곡을 오르내립니다. 두 영화는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새로운 관심을 모으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영화 : ‘님은 먼곳에’ 감독 : 이준익 주연 : 수애, 정진영, 엄태웅, 정경호 등급 : 15세 1971년 평범한 시골 마을, 외아들의 아내로 살아가는 순이는 시어머니 성화에 못 이겨 군에 간 남편을 매 달 면회한다. 하지만 남편은 늘 살갑지 않고 어느 날 베트남의 전장으로 향한다. 아들이 세상의 전부인 시어머니는 순이를 베트남으로 내몰고, 그녀는 남편을 찾아 전장으로 떠난다. 순이는 사기꾼 기질을 지닌 정만과 우연히 만나 ‘써니’라는 이름으로 얼떨결에 베트남 참전군 위문공연단의 보컬이 되어 전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순이는 남편을 만날 수 있을까. STRENGTH(강점) - 수애의 재발견, 따뜻한 스크린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은 베트남전과 굴곡진 현대사의 커다란 줄기를, 순이라는 수줍은 여성이 사랑과 온전한 삶을 찾아 떠나는 험난한 여정으로 그렸다. 탄탄한 드라마적 구성도 감독의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과 무관치 않다. 배우 수애는 ‘그녀에게 저런 면모가 숨어 있었나’ 싶을 만큼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님은 먼곳에’,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등 신중현과 김추자의 노래와 음악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베트남의 밀림과 계곡 속에서 벌어지는 전투신도 긴박하며 처절하다. WEAKNESS(약점) - 늘어지는 스토리 대를 잇기 위해 시어머니에게 떠밀려 전장의 남편을 찾아간다는 설정이 젊은 관객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줄 수 있을 것인가에 상업적 성패가 달렸다. 정서적 공감대는 1970년대 초반의 가부장적 무게에 짓눌린 여성의 모습을 떠올릴 때 온전하게 다가올 수 있다. 또 넘쳐난다 싶을 정도로 이어지는 극 초반의 상황 설명은 다소 느린 속도로 진행돼 스토리에 대한 강박을 드러낸다. OPPORTUNITY(기회) - 여성 관객에 감동 ‘태극기 휘날리며’ 등 전쟁 휴먼드라마 계보의 또 다른 길에서 만난 영화다. 격렬하고 처절한 전투신을 정교하고도 세밀하게, 또 실감나게 그려냈다. 한 여인의 삶에 대한 소박하지만 또 그래서 질긴 이야기가, 비극적 전쟁과 함께 그려져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제공한다. 가족을 위해 어떤 희생도 받아들여야만 했던 우리들의 어머니와 누이들이라는 보편적 모습도 이 시대 여성 관객들에게는 진한 감동으로 다가간다. THREAT(위협) - 신세대 공감 될까? 자칫 ‘올드해’ 보일 수도 있다는 선입견. 영화적 배경을 이루는 베트남전과 함께 무작정 남편을 찾아나선 한 여인의 이야기가 ‘올드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냐가 관건이다. ‘라디오 스타’와 ‘즐거운 인생’은 중장년층 관객에게 진한 감동을 줬지만 동시대 젊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 데는 다소 아쉬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님은 먼 곳에’가 성취할 공감대의 두께를 지켜볼 일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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