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로본‘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

입력 2008-07-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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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영화팀이 기업의 마케팅 분석기법 ’SWOT’를 활용, 개봉을 앞둔 작품을 철저히 분석해드립니다. 이번에는 올 여름 기대작으로 꼽히는 두 편의 한국영화를 살펴봅니다. 17일 개봉하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24일 개봉작인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 곳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라는 톱스타 캐스팅과 함께 한국영화로는 전혀 새로운 스타일로서 관객을 유혹합니다. ‘님은 먼 곳에’는 이준익 감독 특유의 감성으로 베트남전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또 다른 굴곡을 오르내립니다. 두 영화는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새로운 관심을 모으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영화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감독 : 김지운 주연 :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등급 : 15세 1930년대 만주. 19세기 미국 서부보다 더 살벌한 무법천지다. 현상금 사냥꾼 박도원(정우성), 냉혹한 마적단 두목 박창이(이병헌), 열차털이 좀도둑 윤태구(송강호). 세 명은 한 장의 보물지도 때문에 만난다. 청나라가 망할 때 막대한 재물을 만주 어딘가에 숨겨뒀다는 소문. 달리는 열차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세 명의 놈이 싸우지만 이상한 놈 태구가 결국 지도를 차지한다. 그러자 이들과 일본군, 중국 마적단, 독립군까지 뒤엉킨 치열한 추격전이 벌어진다. STRENGTH(강점) - 시원한 비주얼, 대역 없는 액션 시원한 비주얼이 가장 눈에 띈다. 광활한 만주 벌판에서 벌어지는 총격전. 10분 이상 계속되는 대추격전에선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 슬랩스틱코미디를 보는 것 같은 송강호의 몸 개그는 포복절도. 말 위에서 장총을 돌려대는 정우성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한창 때보다 폼 난다. 눈빛까지 바뀐 이병헌의 연기는 살벌하다. 대역 없이 세 배우가 직접 소화한 액션은 화려하면서 진실하다. CG가 범벅이 된 영화에 익숙한 지금, 아날로그에 충실한 카메라 워크는 배우들의 땀, 사막의 모래가 스크린 밖으로 튈 것 같은 기분이다. WEAKNESS(약점) - 정리안된 스토리 ‘놈놈놈’은 우리 식으로 해석된 웨스턴 영화다. 그런데 웨스턴 영화는 태생적으로 많은 강점과 함께 약점도 갖고 있다. ‘놈놈놈’도 배우들이 목숨을 걸고 촬영한 장면들을 과감히 압축하지 못하고 모두 담았다. 맛이 전혀 다른 메인 요리 3개가 한꺼번에 올라오니 오히려 부담스럽다. 오히려 잔가지 다 쳐내고 세 명이 보물지도를 쫓는 추격에 집중한 칸 버전이 더 매끈했다. OPPORTUNITY(기회) - 서부극 자신감 쑥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의 공통점은? ‘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을 준 작품들이다. ‘놈놈놈’ 역시 지금껏 국내에서 만날 수 없는 거대한 스케일을 담은 작품. 우리도 이만한 활극, 서부극을 만들 수 있다는 능력을 확실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놈놈놈’은 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이 화끈한 액션인 오락영화. 특히 이 영화를 통해 1970년대 이후 맥이 끊겼던 이른바 ’김치웨스턴‘의 부활도 기대된다. THREAT(위협) - 3명스타 매력 분산 손가락에 꼽히는 정상급 스타 3명. 2시간 15분의 러닝타임에 그들의 매력을 모두 담기는 힘들다. 시나리오부터 세 캐릭터가 적절히 안배됐지만 그러다 보니 관객의 시선도 분산될 수밖에 없다. 주인공이 3명인 영화가 처음부터 안고 갈 짐이었지만 차라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중 한 놈에게 몰아주기, 혹은 밀어주기가 있었으면 더 짜임새 있고 긴장감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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