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녕기자의스타트랙]강수연“나결혼하는날신문1면에광고낼거야”

입력 2008-07-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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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주의자선입견너무억울해…
남자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누나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품고 산다. 그것은 짝사랑일수도, 첫사랑일수도 혹은 현재진행형일수도 있다. 연상녀와 연하남의 사랑이 ‘그럴 수도 있다’는 수준을 넘어 보편적인 트렌드로 여겨지는 요즘. 그렇다면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받는 누나의 조건’이란 무엇인지 궁금해 한 적이, 아니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사내자식이…’로 갈음되는 남자로서의 무게감이 모성과 이성의 중간쯤인 신기한 존재감으로 완벽히 해체돼 홀가분해짐을 느낄 때가 우선 첫 번째. 하지만 강한 그녀에게도 2% 정도는 채워줘야 할 빈틈은 있더란 게 두 번째다. 이것이 바로 강한 듯 약하고, 약한 듯 강한 ‘연상녀의 은밀한 매력’이 아닐까. 배우 강수연. 이름을 건 인터뷰 코너 ‘허민녕의 스타트랙’을 열면서 강수연을 첫 손님으로 맞은 이유는, 그녀가 위에서 언급한 사랑받는 누나의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춘 ‘실은, 여자’란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실은’이란 수식어를 굳이 강조한 것은 월드스타란 화려한 이력, 줄곧 강한 캐릭터만 연기한 탓에 강수연의 ‘얼음송곳’같은 이미지만 대중이 취사선택했다는 사실이 비교적 가까이서 그녀를 지켜본 기자이자, 남자로서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아니 ‘샤방’한 애들도 많은데 왜 하필 나야?” 강수연은 예쁘다는 뜻의 요즘 아이들 표현을 툭 내뱉으며 여전한 카리스마로 기자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누나 그렇게 말하지 마요.” 인터뷰는 이렇게 시작됐다. - 20대가 부러워하는 40대의 미모. 비결은? “무슨 소리? 2∼3년 전 사진하고 지금 사진 비교하면 확 틀린데. 나 늙었어, 심란해.” -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예쁘다. “(문득 손거울을 쳐다보며) 음, 나 예뻐. 인정.” - 솔직해지자. 성형을 하지 않고서 어찌 그런 유지를. “내가 그 흔한 보톡스도 안 맞는 이유는 예쁘게 늙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지. 성형하면 나이 들어 얼마나 추해지는데.” - 그렇다면 이건 미스터리다. “눈가의 주름을 보라고, 좀. 유지하려고 노력은 해. 요가하고 골프를 열심히 하고. 특히 골프. 나는 골프를 야구하듯 한다니까. 어찌나 힘이 센지 별명이 ‘강타자’라고.” - 여태껏 혼자인걸 보면 당신은 독신주의자임에 틀림없다. “진짜 억울한데.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라니까. 농담 아니고 내가 결혼하게 되면 일간지 1면에 광고 낸다, 진짜로.” - 굳이 광고까지…. 그냥 1면에 기사로 써주겠다. 음, 연하남은 어떤가. “내 입으로 결혼 사실을 실토하는 최초의 연예인이 되는 건가, 그럼? (웃음) 연하남? 나야 좋지. 그런데 살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 것 같은데.” - 그렇다면 연애 아니 결혼 상대의 조건은 무엇인가. “예쁜 남자는 싫어. 막내 남동생 같잖아. 조건이 어디 있어, 그저 믿음 가는 남자면 되지.” - 강수연은 월드스타의 원조다. “영화가 좋아서 받은 거지, 내가 뭘 했는데…. 매스컴이 만들어준 타이틀이야. 세계무대를 향한 국민의 강한 열망을 그렇게 표현한 게 아닐까 싶은데. 내가 해외 영화제에 참가할 때는 외국인들이 ‘코리아가 어디니’ 이렇게 물어보던 시절이였으니까.” - 그래도 당신은 그렇게 불렸고, 지금도 그렇다. “그로 인해 나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고 나는 꼭 해내야 했고…그것은 어마어마한 부담감이었어.” - 그것이 변변한 연애도 못하게 했던, 혹은 혼기를 놓친 계기가 됐을까. “지금하고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여배우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보수적이긴 했지. 사생활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했던 것은 사실이고.” - 월드스타로 일찍 주목받아 외국어도 잘하겠다? 요즘 배우에게 외국어 공부는 필수다. “영어를 20년 전부터 계속 하고는 있는데, 머리가 나빠서 그런가. 공부를 30번은 시작했다가 그만뒀다가. 성격은 무지 급한데, 몸은 게으른 사람 있지? 그게 나야. 그러니 인생이 고달프지.” - 당신의 작품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없어. 다 싫어, 기억하기 싫어. 기억해서 뭘 하겠어, 지난 일인걸.” - 당신은 성공한 여자다. “무슨 성공? 아직 반도 못 살았는데 앞으로 살날이 더 많은데 그걸 잘 보내야 그래야 성공이지.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여자로서도.” - 강수연의 마흔, 40대는 어떤가. “오늘은 성숙해지고 내일은 ‘완숙’해져야겠다. 근데 인생이 달걀도 아니고, 나 오늘 왜 이런데…. (웃음) 어느 날 보니까 나이를 확 먹었더라구. 나는 나이를 안 먹을 줄 알았는데…나이 먹는 게 좋아. 뭐, 안 좋아하면 또 어쩔 거야.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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