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2연패해링턴은누구?

입력 2008-07-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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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불패’우즈누른주인공
브리티시오픈을 연속 제패한 파드리그 해링턴(37)은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에서 18승을 기록한 베테랑 골퍼지만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화려하지도 돋보이지도 않는 플레이 때문에 높은 세계랭킹(3위)에 비해 많은 스포츠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적인 톱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해링턴은 18번홀에서 샷을 두 번이나 물에 빠뜨린 끝에 더블보기로 홀 아웃하며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우승을 넘겨주는 듯 했지만, 운 좋게도 가르시아가 마지막 쉬운 파 퍼트를 놓쳐 연장전에 들어간 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아일랜드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해링턴은, 작년 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아일랜드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 터벅터벅 큰 걸음으로 걸어가는 뒷모습과, 늘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는 차분한 얼굴에서 아일랜드인 특유의 여유를 엿볼 수 있다. 해링턴은 ‘타이거 공포’가 없는 선수로 유명하다. 워낙 자신의 플레이에만 신경 쓰기 때문에 동반자가 누구이든 흔들리는 법이 없다. 2006년 일본에서 열린 던롭피닉스오픈에서의 우승은 ‘타이거 공포’를 보란 듯이 떨쳐버린 사건으로 유명하다.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우즈에게 평생 3차례 밖에 없는 연장전 패배를 안긴 주인공이다. 이번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손목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웠고 연습 라운드도 고작 9홀 밖에 돌지 않았다. 해링턴은 “예년처럼 연습 라운드를 3일 동안 돌았다면 체력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지만 손목은 완쾌됐고 체력이 남아서 전화위복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그렉 노먼과의 마지막 라운드 경기에서도 상대가 무너지는 순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파 세이브로 위기를 넘기면서 정상 방어에 성공했다. 해링턴은 2004년 국내에서 처음 개최된 PGA투어 신한코리아골프챔피언십에서 최경주와 미겔 앙헬 히메네스, 마크 캘커베키아 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며 얼굴을 알렸다. 해링턴은 술을 한 잔도 못 마시는 것으로 유명하다.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면 클라렛 저그에 술을 담아 마시는 전통이 있는데, 해링턴은 맥주 한 모금만 마셔도 취하는 탓에 그 안에 칵테일을 만들 때 쓰는 쓴맛이 나는 음료를 담아 마셨다. 올해도 술 대신 쓴 음료를 담아 마셨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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