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김의MLB수다]클럽에도알뜰시장오픈사인볼주며“깎아주쇼”

입력 2008-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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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은 모양입니다. 돈이 많든, 아무리 유명세를 탄 선수이든 말이죠. 백만장자 선수들이 모여있는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에 알뜰시장이 들어선다면 그걸 상상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정말로 클럽하우스엔 간혹 그들만을 위한 깜짝시장이 들어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시즌에 162경기를 치르는 관계로 쇼핑센터를 자주 찾기 힘든 메이저리거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에서 오픈되는 이 장터에는 각종 가전제품부터 흑인선수들이 좋아하는 보석까지 판매되기도 합니다. 특히 이런 모습은 아무래도 부담이 덜한 스프링캠프때 자주 볼수 있습니다. 물론 아주 평범한 수준의 월급을 받았던 저와 노즈(마쓰이 가즈오의 당시 통역)는 그림의 떡을 보듯 멀리서 지켜봐야 했지만 말이죠. 가장 자주 나타나는 것은 역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각종 LCD TV, 홈시어터 시스템, 원정비행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포터블 DVD 플레이어까지 다양한 제품을 트럭에 싣고 경기 5-6시간전에 나타나 경기시작 전까지 선수들을 상대로 세일즈를 합니다. 어떤 경로로 이들의 출입이 허락되는지는 모르지만 클럽하우스 매니저에게 커미션이 지급된다는 뒷얘기도 있습니다. 역시 사람사는 곳에 뇌물있다? 젊은층 선수들은 MP3플레이어나 디지털 카메라를, 가족이 있는 베테랑 선수들은 주로 플라즈마 TV를 구입하는 걸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서비스도 확실해서 배달에서 설치까지 가능하구요. 사인볼 몇 개 주면서 깎아달라고 하는 선수도 있었으니 ‘있는 사람이 더하다?’ 뭐,이런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몇몇 선수들은 ‘가전제품은 역시 한국브랜드가 최고’라며 서재응 선수에게 어떻게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며 은근한 추파를 던지기도 하더군요. 이를 테면 칭찬하면서 실속챙기기죠. 가전제품 판매요원들과 달리 조용히 나타나는 사람들은 바로 신사복을 맞춰주는 고급 테일러들이었습니다. 원정 때마다 양복을 입어야 하는 메이저리거들에게는 꼭 필요한 도우미죠. 선수들에게 광고에 나와주면 공짜 양복을 선물해주겠다고 유혹의 손길을 뻗치기도하고 그들의 매장 패션쇼에 모델로 나와주면 몇벌을 약속해주기도 합니다. 플로리다 말린스 원정 클럽하우스에서는 가구 판매 세일즈맨들도 나타나기까지 했는데 거기엔 이유가 있답니다. 많은 메이저리거들이 플로리다에 집을 하나씩 구입해놓기 때문이죠. 그밖에 클럽하우스 출입이 허락되는 세일즈맨들은 스포츠용품사들의 마케팅요원들입니다. 이 친구들의 목표는 물품판매가 아니라 자사 용품을 메이저리거들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죠. 스포츠용 선글라스, 스파이크, 배트회사, 글러브 생산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자사의 물품들을 홍보할 수밖에 없답니다. 스파이크와 글러브같은 경우엔 많은 선수들이 계약금을 지불받고 어느 한 회사와 계약을 하기 때문에 한정이 되어있지만, 김병현 선수처럼 계약을 하지 않은 선수는 원하는 만큼 물품을 자유롭게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스포츠동아 Special Contributer 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 8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메츠 직원을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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