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도전엔국경없다대륙여걸들의大귀환

입력 2008-08-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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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향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검을 겨눠야 하는 여인들이 있다. 각각 미국과 캐나다 국기를 달고 있지만 그들의 첫 번째 금메달에는 ‘중국(China)’이란 글자가 새겨져있다. 최고의 무대를 향한 꿈에는 국경이 없는 법. 올림픽을 위해 고향을 찾은 그들의 이름은 제니 랭(47·미국 여자배구대표팀 감독)과 루안 주지에(50·캐나다 여자펜싱 플뢰레 대표)다. ○‘아이언 해머’라 불렸던 中 배구 영웅 랭(중국이름 핑 랭)은 현역시절 ‘철망치(Iron Hammer)’라는 별명으로 불린 중국 여자배구의 영웅이다. 중국이 1984년 LA에서 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딸 때 랭은 가장 빛나는 별이었다. 1987년에 열린 결혼식은 전국에 생중계됐고, 랭의 사진이 박힌 기념우표가 발행됐다. 은퇴 후에도 전설은 계속됐다. 1996년 애틀랜타에서는 중국 감독을 맡아 은메달을 일궈냈다. 1999년 프로리그 감독직 제의를 받고 이탈리아로 떠났지만 중국배구연맹은 2002년 랭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하며 다시 한번 찬사를 보냈다. 7일 열린 미국대표팀 기자회견에 수많은 중국 기자들이 몰려든 이유도 랭 때문이다. 랭은 “여전히 팬들과 친구들이 행운을 빌어준다”면서 “마치 집에 온 듯 편한 느낌”이라고 했다. 미국은 2005년 랭을 사령탑으로 맞아들인 이후 기량이 부쩍 늘었다. 1992년 이후 첫 메달이 눈앞이다. 랭은 15일로 예정된 중국과 미국의 맞대결을 가슴 설레며 기다리고 있다. 한 중국팬은 “랭에게도 행운을 빌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 50세에 다시 찾은 ‘고국 올림픽’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루안 주지에는 이듬해 베이징이 2008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자 “기회가 너무 늦게 왔다”고 탄식했다. 그는 1984년 LA에서 중국 펜싱 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였다. 1989년 남편을 따라 캐나다 에드먼턴으로 이주한 루안은 5년 만에 정식으로 캐나다 시민이 됐다. 하지만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그에게 또다른 의미였다. 동네 펜싱스쿨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틈틈이 훈련을 계속했다. 2006년. 루안은 여전히 선수로 손색이 없었다. 문제는 단 하나, 나이였다. 이 때 구소련 출신 캐나다 대표인 이고르 티코미로프(45)가 그를 설득했다. “나이는 상대적이다.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할 때 진짜 늙은 것이다.” 티코미로프보다 다섯 살이 많은 루안은 결국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루안의 고향 난징에는 그의 이름을 딴 펜싱 트레이닝센터가 있다. 루안은 베이징에 입성하기 2주 전 그곳을 찾아 훈련에 매진했다. 마을 사람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거리에서 그의 이름을 외쳐댔다. 루안은 “올림픽이 중국에서 열리지 않았다면 그토록 절실하게 컴백을 꿈꾸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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