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쾌한마상무예…‘주몽의부활’

입력 2008-08-17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5



전세계36명참가…제4회국제기사대회16일성황리마쳐
강원도 속초시 영랑호 화랑도 체험관광지에서 15일∼16일 이틀간 제4회 국제기사(騎射)대회가 펼쳐져 기마 민족의 기상과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륙을 호령하던 기마 민족의 기상이 이런 것이었을까? 국제기사대회가 펼쳐진 화랑도 체험관광지에는 잊혀진 우리나라의 기마 문화를 복원하고, 최고의 기량을 뽐내려는 선수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대회에 출전한 36명의 한국, 몽골, 독일, 영국, 일본, 미국 선수들은 저마다 고유의 복장과 활로 무장하고 경기에 나서 전통 복장과 활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틀간 간간이 뿌린 비로 대회의 열정이 식지는 않을까 우려했지만, 선수들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절정의 마술과 활솜씨를 뽐내며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미국 선수로 출전한 홈 네우만(Holm w.neumann)은 암에 걸려 한 달 뒤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대회 참가 의지를 굽히지 않고 출전을 강행,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기마무인상’을 수상했고 1000여 관중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본격적인 축제는 대회 첫 날(15일) 개막식 행사에 이어 펼쳐진 마상 무예로 시작됐다. 마상 무예는 말을 타고 달리며 칼을 사용하는 ‘마상요도’와 창을 사용하는 ‘마상기창’, 활을 사용하는 ‘마상기사’, 싸리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공을 말 위에서 끌고 달리면 그 뒤를 따라가면서 활을 쏘아 맞추는 ‘모구’ 등이 대표적이다. 참가 선수들의 화려한 시범을 통해 마상 무예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었다. 오후에는 단사와 속사 경기가 펼쳐졌다. 단사는 출발선과 종료선의 중간 지점에 과녁 1개를 설치하여 화살 한발을 쏴 많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리 하는 경기고, 속사는 두 개의 과녁을 설치해 실력을 겨루는 경기다. 말이 달리는 속도와 리듬을 호흡과 일치시키고, 화살을 빼드는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야 실수 없이 과녁을 명중시킬 수 있다. 과녁은 중심 가장 작은 원에서부터 차례로 5점∼1점이 주어지며 과녁을 관통하거나 화살이 꽃혀 있어야만 점수가 주어진다. 단사 경기에서는 한국의 이판근이 1위를 차지했고, 김남석, 김지만이 2∼3위를 휩쓸며 양궁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마상무예격구협회소속의 이판근은 1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국내 마상무예의 일인자로 불리는 선수다. 출발선과 종료 선의 중간 지점에 두 개의 과녁을 설치하고, 첫 번째 과녁은 전사(前射)로 두 번째 과녁은 후사(後射)로 맞추는 경기인 전사와 후사를 연속해서 성공시키면 추가로 3점이 주어진다. 속사 경기에서는 미국의 케이티가 1위를 차지하며 뛰어난 기량을 뽐냈다. 16일에는 보다 난이도 높은 경기가 펼쳐져 관중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국제기사대회 경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연속사 경기와 모구 경기가 펼쳐진 것. 먼저 출발선에서 일정한 거리에 1과녁을 설치하고, 이후 출발선과 1과녁 사이의 거리와 동일한 간격(30m)으로 4개의 과녁을 설치해 겨루는 연속사 경기는 ‘마상기사’ 경기 가운데 선수들의 기량이 가장 돋보인다. 관중들이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낸 연속사 경기에서는 단사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의 이판근이 화려하고 빠른 마술과 정확한 활솜씨를 뽐내며 2관왕을 차지했다. 다른 선수들과의 기량 차이가 눈에 띌 정도로 화려한 속도감과 정확한 활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선수들이 빠른 속도로 말을 몰아나가며 한 발 한 발 과녁을 적중시킬 때마다 관중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새어나왔다. 숙련된 선수는 5개의 과녁을 적중시키고 종료선을 지나는 시간이 20초∼25초 남짓이어서 그야말로 눈 깜빡할 사이에 경기는 끝이 난다. 연속사 경기는 1과녁에서 3과녁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면 추가로 3점이 주어지고, 20초 이내에 종료선을 통과하면 추가로 5점이 주어진다. 때문에 속도감과 정확성이 조화를 이뤄야 1위를 차지할 수 있어, 선수들이 마지막 종료선을 통과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을 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졌다. 연속사 경기에 이어 싸리나무로 공을 만들어 가죽으로 싼 공을 말위에서 끌고 달리면 그 뒤를 따라가면서 활을 쏘아 맞추는 모구 경기가 펼쳐졌다. 특히 앞선 말이 달고 가는 모구를 뒤따르며 활을 쏘는 선수들의 엄청난 속도감과 위력은 뛰어난 기마술과 함께 선조들이 지녔던 무사로서의 위용을 뚜렷하게 체험할 수 있다. 국제기사대회는 내년에도 더 많은 참가국과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을 초청해, 한국 전통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속초|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