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들이땜질,‘냐오차오(올림픽메인스타디움)’못믿겠어!

입력 2008-08-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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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에의해계산…설계이론도모호,벌써부터곳곳누수안전성문제제기
새 둥지에서 모티브를 얻어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상징적인 건축물이 되기를 기대한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 안전 문제가 제기됐다. ‘냐오차오’는 경기장 콘트리트 외관을 철재로 직조하듯 엮어내는 빔(BIM) 기술을 사용해 새 둥지를 형상화했다. 중국 당국에서는 ‘냐오차오’에는 최신 공법을 적용했으며, 1억개가 넘는 용접 부분이 모두 과학적으로 용접돼 대지진에도 끄떡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설계 및 용접 전문가들은 “아이빔이란 구조를 정상적으로 용도에 맞게 세워 놓은 게 아니고 옆으로 눕히고 휘어놨기 때문에 이 구조가 가지고 있는 강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것이 용접 구조물이라는 점이다. ‘냐오차오’에는 총 4만2000톤의 철강재가 투입됐다. 총 용접 길이만 해도 30여만 M, 그 중에서도 현장에서 진행한 용접만도 6만M에 달한다. 문제는 바로 이 현장 진행 용접에 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 따르면 ‘냐오차오’ 건설 당시, 현장 인력의 80%는 허난성의 농민공(농촌에서 몰려든 노동자)이었다고 한다. 쉽게 말해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건축 시공 현장에 투입된 셈이다. 중국의 한 설계 기술자는 “냐오차오의 주재료가 철강으로 용접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용접공은 국가에서 인정한 용접 기술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농민공들이 과연 어느 정도 용접 기술을 가지고 있었을까? 이는 마치 비행기 보수 작업에 며칠 배우지 않은 농민공들을 투입시킨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같은 우려는 실제로도 드러나고 있다. 무려 36억 위안(5133억 원)의 공사비가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비가 내리자 일부 구간에서 물이 샜기 때문이다. 시설관리공사 천수쉰 대변인은 “관람석의 일부 통로와 관람석 아래에 있는 다목적실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으며, 용접 등의 건축문제와 설계 자체의 결함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설계에 있어서도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의 유명 건축 설계자이자 설계 감리를 맡고 있는 왕둥후이 교수는 ‘냐오차오’의 설계이론은 구조 계산에서 정밀한 계산을 할 수 없는 모호한 이론으로 감각에 의해 계산된 것이라 밝혔다. “모든 건물은 위로 올라갈수록 중량을 줄이는 구조로 가야 되는데 이건 밑에서부터 오직 한 가지 철골로 만들어 중량이 증가했다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 왕교수는 ‘냐오차오’가 일반 설계형식에 비해 5배 이상의 철강재를 사용했고, 설계에도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며 “냐오차오는 중국내 전문가들의 승인을 통과하지 못했고, 대부분의 국내 전문가들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냐오차오’의 설계자 헤르조그 역시 과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바 있다. 헤르조그는 기자 회견에서 ‘냐오차오’ 설계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건축설계는 중국의 이념과 전혀 무관하다. 우리는 중국이 우리의 프로젝트에 대해 그들의 방식을 강요하고 있는데 대해 줄곧 불안했다. 만약 그들이 우리의 이름만 걸고 우리의 계획과 디자인을 무시한다면 그건 짝퉁에 불과하다. 우리가 당국의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우리식대로 할 수 있다면 그건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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