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감독“대통령님돔구장하나지어주세요”

입력 2008-08-27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가적 차원에서 돔구장 건설이 추진될 수 있을까?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한 야구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24명의 선수들은 알려진 대로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여타 한국 선수단과 함께 26일 청와대 오찬에 참석했다.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오찬에서 야구대표팀은 코칭스태프와 선수 전원의 사인이 새겨진 배트와 모자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일반적인 축사와 답사가 오간 이날 오찬에서 야구인들에게 특히 관심을 끈 대목은 역시 이 대통령과 김 감독의 대화 내용. 오찬을 마치고 문학구장에 도착한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금메달을 따서 그런지 좌석이 대통령과 가까운 곳에 마련됐다. 그런데 야구보다 열악한 환경의 다른 종목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 해서 좌석에서는 아무런 얘기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구인들의 비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까닭에 김 감독은 오찬 말미에 용기를 내서 대통령에게 한가지를 요청했다. 김 감독은 “단체로 기념촬영을 할 때 대통령과 함께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근사한 돔구장 하나 지어주십시오’라고 말했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물론 대통령의 즉각적인 반응은 없었다. 김 감독은 “대통령은 아무런 말씀도 없으셨다. 그러나 오찬을 하는 내내 대통령이 스포츠에 대해 관심이 무척 많으시다는 인상을 받았다. 야구대표팀의 경기 내용은 물론 선수들의 부상 정도에 대해서도 직접 말씀하시며 해박한 지식을 보이셨다”며 “즉답은 없으셨지만 기대가 된다”고 나름의 해석을 덧붙였다.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한지도 올해로 어느덧 27년째를 맞았다. 그 사이 분명 선수들의 경기력과 구단의 운영능력은 눈이 부실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국내 야구장 시설만큼은 별반 개선된 사항이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돔구장이 6곳이나 되는 이웃 일본에 비하면 적어도 인프라 면에서는 아직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도 안산시가 연내로 돔구장을 착공한다고 하지만 일개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 염려스러운 대공사다. 또 대구와 광주 등지에서도 야구장 신축이 논의되고 있지만 확정단계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이제 경기력은 세계 수준으로 도약했다. 한국야구가 그에 걸맞는 국제적 위상과 영향력을 갖기 위해선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형편이다. 과연 대통령, 혹은 정부의 결단이 가능할까. 문학=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