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스포츠클럽]준비된체육행정,금메달재현한다

입력 2008-09-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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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은 야구의 신(神)이 내려준 금메달이다. 9전 전승으로 우승한 우리 대표팀의 경기를 홈플레이트에서 불과 25m 정도 뒤에서 중계방송을 한 필자가 오랜 해설기간 동안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을 중계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9연승중 8승은 숨막히는 접전을 펼쳤고 고비마다 난관을 헤쳐가는 모습은 마치 영화 ‘람보’에서 주인공이 보여준 대활약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신이 내려준 것 선물이 그냥 내려진 것이 아니란 걸 우리는 잘 안다. 24명의 선수가 뚜렷한 동기부여 속에서 똘똘 뭉친 힘은 무엇보다 컸고, 김 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신들린 작전과 선수기용으로 전 국민을 열광시킨 지도력이 빛을 발했다. KBO의 오랜기간 동안 선수선발 과정의 공정성, 투명성 속에 전력분석을 통한 지원책은 역대 대표팀 지원중 가장 짜임새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야구계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취해 있을 여유와 시간이 없다. 이번 대회 동안 부족하고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해야 야구강국으로 계속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야구연맹 회장국이면서도 우리 심판원이 한명도 참가하지 못한 기막힌 현실은 결승전에서 강민호 포수의 퇴장이 보여주 듯이 막판에 승부가 뒤바뀔 뻔해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될 것이다. 행정, 외교력에도 문제가 있었다. KBO 총재와 핵심멤버들이 ID카드가 없어 중국전을 비맞으며 스탠드에서 관전한 일은 일본의 스포츠용품사 직원들과 전력분석원들이ID 카드를 걸고 활개치는 모습과 대조를 이뤄 할 말을 잃게 했다. ID카드 발급에서 대한체육회의 현실에 맞는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물론 KBO와 대한야구협회, 대한체육회의 유기적인 협조가 상식선에서 이뤄져야 하며 프로스포츠 기구를 아마연맹과 같은 잣대로 보아서도 안될 것이다. 그외에도 60개도 안되는 고교팀, 몇십년이 지난 대전, 대구, 광주 야구장의 열악한 환경, 줄어 들고 있는 유소년 야구인구, 장기간 방치돼 체육발전을 저해하는 모순된 법률과 조례 등이 그대로 지속되는 한 신이 승운을 내려줄 때만 영광의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비인기 종목까지 선전한 베이징올림픽의 영광을 지속시키려면 정부, 주무부처, 입법기관, 지자체 등의 진지한 문제접근과 지속적인 열정없이는 국민들을 열광시킬 기회는 줄어들 것이다. 새 정부들어 국민들이 가장 즐거웠고 행복했던 17일간을 정부가 부정하지 않는다면 체육에 대한 인식변화와 투자는 크게 달라져야 할 것이다. 청와대 오찬이 체육계 문제해결의 에피타이저이기를 체육인들은 바라고 있다. -허구연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코치,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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