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히어로즈의불투명한미래

입력 2008-09-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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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는 역사상 첫 올림픽 우승, 500만 관중동원 근접, 치열한 4강 싸움 등 의미있는 소식들이 줄을 이었다. 이러한 희망적인 소식 가운데서 한 가지 불안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있으니 그것은 히어로즈의 미래다. 국내 첫 네이밍 마케팅을 통해 우리담배를 메인스폰서로 선정하고 출발한 히어로즈. 결과적으로 프로야구의 공멸을 막고, 8개 구단 유지에는 성공했지만 미래는 너무나 불투명하다. 메인스폰서 ‘우리담배’와의 관계는 올 시즌을 끝으로 결별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올 시즌이라고 그래봐야 참가활동기간이 11월이라고 가정한다면 두달 남짓 남았다. 새로운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프로야구의 구조로 볼 때 쉽지 않을 것이다. 네이밍 마케팅은 프로배구나 프로농구처럼 팀당 20-3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는 ‘스몰리그’에서는 가능할지 모르나 프로야구처럼 15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한 ‘고비용’리그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1970년대 초 일본프로야구에서 네이밍 마케팅은 이미 실패로 끝난 사례가 있다. 네이밍 마케팅은 구단재정의 보완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어도, 전체재정을 네이밍 마케팅에 의존하는 것은 애시 당초 불가능하다. 구단가치하락은 명약관화한 상황이고, 팀의 정체성 확보도 어렵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가. 방법은 지금이라도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것이 현명한 일이고 유일한 대안이다. 다행히 히어로즈는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가치는 충분하다. 또한 창단할 때 현대를 ‘공짜’로 인수한 관계로 많은 자금이 소요된 것도 아니다. ‘센테니얼’로서는 프로야구 전체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 판단해야 한다. 필자가 알기로는 ‘우리담배’를 메인스폰서로 끌어들이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센테니얼’도 KBO도 아니었다. 따라서 ‘센테니얼’의 능력과 한계는 이미 드러났다고 봐야한다. KBO도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작년과 같은 상황이 재현된다면 프로야구의 가치하락은 물론이고 팬들의 거센 비난을 각오해야 한다. 단지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올 시즌 히어로즈가 구단운영에 있어 ‘거품’을 제거했기 때문에, 프로야구를 인수할 기업입장에서는 이만한 호기가 없다. 물론 경제가 어렵고 만성적자 구조인 국내프로스포츠의 상황을 생각하면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무형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프로야구를 운영한다는 자체만으로 기업 신뢰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야구뿐만 아니라 부산시장자체를 ‘독점’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롯데와 그룹전체보다 더 큰 덩치인 ‘한국중공업’과 ‘대한생명’을 인수한 두산과 한화는 결과적으로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수혜기업이다. 비록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히어로즈의 불투명한 미래는 프로야구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용배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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