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데이’윤하,영싱어송라이터의탄생

입력 2008-09-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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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윤하(20)가 훌쩍 컸다. 2집 ‘섬데이’를 통해 음악적으로 한껏 무르익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가십 보이’부터 ‘히어로’, ‘텔레파시’, ‘빗소리’ 등으로 이어지는 레퍼토리가 돋보이는 앨범이다. 특히 ‘에픽하이’ 타블로(28)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기억’은 색다르다. 윤하에게 이런 목소리가 있었나, 놀랄 정도다. 그동안 ‘꼬마’로만 여겨져온 윤하가 어느새 성숙해졌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그대로 가득했던 심장을 비워도, 내 몸이 그댈 기억해’라는 노랫말이 의미심장하다. 윤하는 “걱정이 많이 된 노래였는데 좋게 들어줘 감사하다”며 안도한다. “시적으로 표현된 가사가 좋다. 내가 업그레이드 된 듯한 기분이 든다”며 스스로도 만족스러워 한다. 공을 많이 들인 이번 음반은 전체를 다 감상해야 참맛이 느껴진다. 윤하는 “인터넷 시대다 보니 유료 음원사이트에서 한 곡씩 다운로드해 듣는 현실”이 안타깝다. “가장 만족도가 높은 앨범”이라며 팬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윤하는 2004년 일본에서 먼저 데뷔했다. 싱글 ‘호우키보시’(2005)가 오리콘차트 12위에 오르는 등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그래도 ‘제2의 보아’까지는 되지 못했다. 한국에서 오히려 더 잘됐다. 지난해 ‘비밀번호 486’이 히트했다. 그룹으로 활동하는 비슷한 또래 아이들(idol) 가수들과 더불어 무대에서 록 피아노를 연주하는 윤하의 음악성은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일본에서 왔다는 ‘꼬리표’도 짧아져가는 단계다. 윤하는 국내에서 제2의 음악인생을 출발했다. 윤하는 16세 사춘기 때 홀로 일본으로 갔다. 당시 고생담은 KBS 2TV 다큐멘터리 ‘인간극장’ 등을 통해 알려졌다. 일본에서의 경험이 윤하 음악의 자양분으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윤하는 일본가수 유이(21)와의 각별한 인연을 전했다. 일본에서 노래하던 무렵에도 종종 비교되던 여성 싱어송라이터다. 같은 시기에 활동하면서 음악 프로그램 등에서 자주 마주쳤던 두 소녀는 곧 친구가 됐다. 타국의 윤하는 외로웠다. 유이는 어린 나이에 거리에서 노래하는 등 언더그라운드 시절을 오래 겪었다. 둘 사이의 공감대는 넓었다. 윤하는 유이에게 “도쿄에서 혼자 이삿짐을 싸면서 유이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유이는 “국적은 다르지만 음악적으로 통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며 절친한 관계로 발전했다. 그리고 둘 모두 한국과 일본의 스타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했다. 기타를 잘 치는 유이와 피아노를 잘 치는 윤하는 무대에서 연주실력을 뽐낸다는 점도 닮았다. 윤하는 지난해 말 M넷·KM뮤직페스티벌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트로피를 받은 것이 처음이라 방안에 곱게 모셔두고 있다”며 기쁨을 되새긴다. “어떤 가수들은 트로피들이 집안 진열장에 가득 채워져 있던데 나는 언제나 그럴 수 있을까”라며 부러워 한다. 윤하는 젊다. 그녀의 진열장을 비좁게 만들 새털처럼 많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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