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년 연속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진입은 이형택의 어깨에 달려 있다. 한국 테니스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아펠도른 옴니스포츠센터 테니스코트에서 벌어지는 남자테니스 국가대항전 2009데이비스컵 월드그룹 플레이오프(단식4, 복식1)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원정경기를 갖는다. 월드그룹에는 16개국이 출전하는데, 이 중 전년도 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8개국과 지역예선을 통과한 8개국이 플레이오프를 벌여 다음 해 월드그룹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된다. 이번 경기는 21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된다. 지난 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을 통과해 플레이오프에 나간 한국은 월드그룹 1회전에서 탈락한 슬로바키아를 꺾고 1987년 이후 20년 만에 16강이 겨루는 월드그룹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초 독일과의 월드그룹 1회전에서 2-3으로 패해 이번에 네덜란드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한국은 에이스 이형택(32, 삼성증권)을 선봉장으로 안재성(23, 한솔), 전웅선(22), 임규태(27, 삼성증권)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이형택은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54위를 달리고 있으며, 전웅선이 246위, 안재성이 371위, 임규태가 485위로 뒤를 쫓고 있다. 네덜란드는 세계랭킹 97위 로빈 하세(21), 181위 제시 후타 갤렁(23), 252위 티에모데 바커(20), 324위 피터 베셀스(30)가 나선다. 선수들의 랭킹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네덜란드와 승부를 벌이는 한국은 대표팀의 간판 이형택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형택이 먼저 2승을 거둬준다면 한국은 다소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해 슬로바키아와의 플레이오프 때처럼 이형택이 혼자서 3승을 해준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지난 6월 런던에서 열린 아르투아챔피언십 단식 1회전에서 왼 무릎 인대를 다친 이형택은 아직 완쾌된 상태가 아니다. 32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한국 테니스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이형택에게는 이번 데이비스컵은 마지막 출전이 될 수도 있다. 지난 8월 베이징올림픽 출전에 앞서 이형택은 ″다치지 않는 경기를 하고 돌아오겠다″며 ″현역에서 은퇴하게 된다면 누구든 그렇듯이 후진 양성에 힘쓰겠다″고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마지막 출전이 될 수도 있는 데이비스컵, 두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이형택이 과연 쾌조의 컨디션으로 한국에 기분좋은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