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한일전 ‘투지는그때그대로’

입력 2008-09-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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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는 막았고, 마에조노는 달렸다. 이젠 아련한 추억 속 이름이 된 한일 축구 스타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흥겨운 잔치를 벌였다. 1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대한축구협회 창립 75주년 기념행사 메인이벤트로 열린 한일 OB 올스타전은 그야말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역대 전적 38승20무12패. 승부 보단 우정이 더 중요한 무대였지만 ‘영원한 맞수’로 불리며 90년대를 수놓은 양 국 선수들은 집념 어린 플레이로 현 대표팀의 거듭된 부진에 실망해온 2만여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홍명보, 최용수, 서정원, 하석주 등을 투입한 이회택 감독의 한국에 맞서 가모 슈 감독의 일본은 마에조노, 조 쇼지, 나라하시, 소마, 이하라 등을 내세워 전후반 70분 간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비록 눈가엔 주름이 잡혔고, 몸놀림은 둔해졌지만 양 국 전사들은 강한 정신력과 투지로 생기를 잃어버린 젊은 선수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줬다. “한일전은 늘 진검승부였다”는 일본 최고의 수비수 이하라의 회고는 여러 가지를 시사했다. 오랜만에 주장 완장을 차고 필드를 누빈 홍명보도 “태극 마크의 명예를 위해 일본만은 꼭 이겨야 했다”고 의미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한국은 승리 의지 그대로 후반 20분 박남열의 골로 일본을 1-0으로 눌렀다. 한편, 오프닝 행사로 진행된 축구 명예의 전당 ‘흉상 제막식’에서 정몽준 회장은 “명예로운 출발을 위해 차기 회장은 선거가 아닌 추대로 뽑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19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은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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