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이들가방끈길이는‘필수아닌선택’

입력 2008-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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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타·사쿠라이명문대출신,카툰아카니시진등은고교중퇴
일본 인기 아이들그룹 ‘뉴스’(News)의 멤버 야마시타 토모히사가 19일 명문 사립대학인 메이지대학 상학부를 졸업했다. 일본 스포츠지는 다음날 일제히 그의 졸업식을 보도했는데 특히 4년 반만의 학사모라는 대목에 초점을 뒀다. 예정대로라면 올 봄 졸업해야 했지만 6학점이 미달돼 한 학기 더 학교에 다닌 야마시타가 동급생들 보다 늦은 졸업식을 치르며 환한 웃음을 자주 비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야마시타는 졸업식 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유급을 당했을 때는 충격도 받았지만 졸업할 때까지 최선을 다한 만큼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 영화, 음반 활동으로 연중 내내 빡빡하게 가동되는 인기 절정의 아이들 스타가 4년 반만에 학사모를 썼다는 사실은 국내 연예계와 비교하자면 지각이 아니라 오히려 기록적인 조기 졸업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대학에 일단 진학했으면 4년만에 학부를 마치는 게 일반적이라 이번 야마시타의 졸업이 보다 각별한 주목을 샀다. 극소수의 예능계 학교 등을 제외하고는 연예인이라고 해서 학교생활에 특혜를 주지 않는 터라 10대 시절부터 연예 활동을 시작한 일본 아이들의 대학 진학률은 그리 높지 않다. 아이들 스타의 산실인 쟈니즈 소속의 유명 그룹만 예로 들어도 ‘가방 끈’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야마시타 토모히사를 비롯해 ‘아라시’의 사쿠라이 쇼(게이오 대학 경제학부 졸업), ‘뉴스’의 테고시 유야(와세다 대학 인간과학부 재학중) 등 명문대와 연을 엮은 예도 있는 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는 쟁쟁한 스타도 수두룩하다. 현재 일본 아이들 계열에서 가장 폭발적인 화력을 자랑하는 그룹 ‘카툰’의 투톱 아카니시 진과 카메나시 카즈야는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초등학생 때 쟈니즈 소속이 된 국민그룹 ‘스마프’의 멤버 카토리 신고는 아예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다. 하이틴 시절 이미 진로를 결정해 프로가 돼버린 이들에게 학교는 필수가 아니라 선택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물론 일본도 학벌주의가 강해 명문대 출신 연예인에게 플러스의 스포트라이트를 뿌리며 지성에 대한 강박을 왕왕 드러내곤 한다. 그러나 반대로 스타의 짧은 가방 끈을 의식하거나 그것에 비하의 시선과 호기심을 보내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인지 졸업에 대한 의지도 없으면서 대학 입학의 간판에 연연하는 일부 한국 스타들과 달리 일본 쪽은 학벌에 관해 좀 더 자유로운 개성을 나타내고 있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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