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프리토킹]‘빅매치첫골’박지성이얻은것?

입력 2008-09-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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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넣는지성’보는눈바꿨다…팬·언론‘공갈포’비아냥말끔히씻어
지난 21일(한국시간) 종료 10분을 남기고 거함 첼시를 침몰시키기 직전 첼시의 신성 칼루에게 동점 헤딩골을 허용, 1-1로 경기가 끝나자 박지성은 “맨유가 정말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승점 3점을 얻는데 실패해 팀 전체가 실망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현재 강등권에 불과 승점 1차로 15위로 뒤처져 있는 디펜딩 챔피언 맨유로서는 다잡은 대어를 놓친 박탈감은 불문가지이다. 그러나 박지성 개인 입장에서는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은 경기였음을 달라진 언론과 팬들의 시선에서 찾아볼 수 있다. 4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첼시의 스탬포드 브리지 무패가도를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간 맨유의 유일한 골을 기록한 박지성은 그의 능력을 저평가하고 있는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사실 박지성에 대한 현지 반응은 다소 차갑다고 느낄 정도로 냉정하다. 세계 최고 클럽인 맨유에서 뛰기에는 기량이 떨어짐에도 마케팅 차원에서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그 대표적 예이다. 박지성의 첼시전 활약은 ‘아시아에서 셔츠를 팔기 위해 그를 영입했다’는 비평가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축구는 열심히 많이 뛰는 것보다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그만큼 박지성에게 필요한 것은 골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영국 타블로이드지 <데일리스포츠>는 이례적으로 박지성에 초점을 맞추고 주요기사로 다뤄, 달라진 그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신문은 박지성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박지성이 그에 대한 비아냥을 극복하고 올드 트래포드의 확고한 주전으로 등장했음에 조금의 의심도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지성이 개고기송을 선의의 유머로 받아들이고 챔피언스리그 결승 제외라는 충격을 딛고 서포터들에게 빛나는 활약으로 보답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퍼거슨의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박지성은 이에 대해 “나는 첼시전에서 나의 능력을 보여 주어야했다. 왜냐하면 다시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같은 경험으로부터 고통 받지 않기 위해서이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나는 주어진 기회를 잡았고, 아직 맨유에서 큰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는 박지성의 말을 인용하며 첼시 수비수 보싱와를 무력화하려는 퍼거슨의 의도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데일리 스포츠는 맨유의 초반 부진에 대해서는 맨유의 초반 EPL 일정이 11월까지 포츠머스를 비롯해 리버풀, 첼시, 아스널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로 이어지는 강팀들과의 강행군에 있다고 분석하며, 특히 첼시전에서 맨유에 7장의 옐로우카드를 꺼낸 주심 마이크 라일리의 판정에 불만이 있다는 박지성의 말로 맨유가 불리한 판정 속에서 어려운 경기를 해야했음도 시사했다. 첼시의 안방 무패가도를 무너뜨리지는 못했지만 귀중한 승점1을 얻어 나쁘지만은 않다는 박지성의 말처럼 베르바토프의 가세로 지난 시즌보다 험난할 것으로 예상됐던 주전 경쟁에서 위치를 공고히 하는 소중한 골을 넣은 그의 주전경쟁은 TV로 중계된 영어 인터뷰 만큼이나 무난한 출발을 하게 됐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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