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브르셀라시에,‘베를린’서2시간3분59초,‘베를린’서세계최고기록경신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에 출전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5·에티오피아)는 “2시간3분대도 가능하다”고 큰 소리쳤다. 그는 장담을 현실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2시간4분26초로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 후 1년 만에 그는 약속을 지켰다. 마의 2시간4분대 벽을 깨뜨린 것이다.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게브르셀라시에가 2시간3분대에 진입하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게브르셀라시에는 2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33회 베를린마라톤 남자부 42.195km 코스에서 2시간3분59초로 우승, 지난해 이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2시간4분26초)을 27초나 앞당기며 2시간3분대 시대를 열었다. 특히 마의 기록으로 여겨졌던 2시간3분대에 진입하며 인간 한계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마라톤 입문 4년만에 두차례나 세계 기록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육상 10,000m를 2연패하고, 2004년 마라톤에 입문한 게브르셀라시에는 4년 만에 세계기록을 두 차례나 작성하면서 세계 최고 철각으로 입지를 굳혔다. 게르브셀라시에는 지난달 베이징올림픽 마라톤에는 현지 공기가 좋지 않아 천식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10,000m에 출전, 권토중래를 노렸으나 현역 최강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에게 우승을 내주며 6위에 그쳤다. 게브르셀라시에가 빠진 베이징올림픽 마라톤에서는 사무엘 카마우 완지루(케냐)가 2시간6분32초의 올림픽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었다.
“베를린 날씨·레이스 등 모든게 완벽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1월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마라톤에서 2시간4분53초를 뛰어 건재를 과시했고, 올림픽 대신 베를린마라톤에 집중해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그는 경기 후 독일 TV와 인터뷰에서 “날씨, 레이스 등 모든 게 완벽했다”며 흡족해했다. 베를린마라톤은 런던마라톤과 함께 코스가 평탄해 세계기록이 유독 많이 나오는 대회이며, 올해까지 남자부에서 4개, 여자부에서 2개 등 총 6개가 작성됐다. 2003년 폴 터갓(케냐)이 이 대회에서 2시간4분55초를 찍은 것을 시작으로, 게브르셀라시에가 4분대, 3분대를 잇달아 통과하는 등 역대 마라톤 1,2,4위 기록이 모두 베를린에서 나왔다.
한편, 이번 대회 2위는 제임스 크왐바이(2시간5분36초), 3위는 찰스 카마티(2시간7분48초·이상 케냐)가 차지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