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고효율추추!비싼이치로눌렀다

입력 2008-09-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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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은 실패(81승81패)했지만 7월10일(현지시간) 이후 성적만 따지면 클리블랜드는 아메리칸리그(AL) 전체 2위(44승28패)였다. AP통신은 대반전의 원동력으로 에이스 클리프 리, 톱타자 그래디 사이즈모어와 더불어 신예 추신수(사진)를 꼽았다. 특히 막판 스퍼트가 두드러졌는데 9월 24경기 성적은 타율 0.400, OPS(출루율+장타율) 1.143, 5홈런 21득점 24타점이었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0일 추신수를 AL ‘이 달의 선수’로 선정했다. 2008시즌을 통틀어 유일한 동양인 선수의 수상이었다. ○덜 뛰고도 이치로보다 생산적이었다 비단 ‘이 달의 선수’ 상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추신수가 동양인 최고의 빅리거 타자란 사실은 기록이 뒷받침한다.(표 참조) 추신수가 빅리그에 복귀한 시점은 5월31일. 왼 팔꿈치 재활 탓에 두 달 이상 출발이 늦었지만 안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표에서 여타 일본인 빅리거를 압도했다. OPS만 봐도 0.900은 넘어야 우수 타자인데 일본 선수는 평균수준인 0.800조차 없다. 이에 비해 후쿠도메(시카고 컵스)는 8-9월 타율 1할대로 추락, 붙박이 주전 지위를 상실했다. 아시아 1호 빅리거 포수 조지마는 시애틀의 ‘불량채권’이라 조롱받았고, 마쓰이 히데키(양키스)와 마쓰이 가즈오(휴스턴)도 허리 부상으로 DL(부상자리스트)을 들락거렸다. 이구치와 다구치는 존재감이 미미했고, 이치로(시애틀)와 이와무라(탬파베이)가 풀타임을 ‘제대로’ 소화했지만 이치로는 현지 언론과 동료들의 미운털이 박힌 정황이고, 이와무라는 야쿠르트 시절의 펀치력이 사라졌다. 마쓰이 히데키와 후쿠도메의 홈은 빅마켓인 뉴욕과 시카고이기에 방출 가능성도 상존한다. ○덜 받고도 이치로보다 효율적이었다 추신수의 2008년 연봉은 빅리그 최저연봉에 해당하는 39만 달러. 반면 이치로 1800만 달러, 마쓰이 히데키 1300만 달러, 후쿠도메 700만 달러, 조지마 638만 달러에 달한다. 이밖에 마쓰이 가즈오는 550만 달러, 이구치는 385만 달러, 이와무라는 240만 달러였다. 대수비 전문인 다구치조차 90만 달러를 받았다. 추신수의 빅리거 경력이 일천한 때문이겠지만 풀타임 3년 후 연봉조정신청, 6년 후 FA 자격 취득 후 ‘역전’을 기대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일본 타자들의 나이가 전부 30대인데 비해 추신수의 나이는 이제 26세란 사실이다. ○추신수의 고군분투는 언제까지? 추신수의 ‘이 달의 선수’ 수상은 1998년 7월 박찬호(LA 다저스) 이후 두 번째다. 타자로서, AL 소속으로서 한국 최초다. 박찬호와 김병현은 주간 MVP에 선정된 적이 있고, 최희섭은 ‘이 달의 신인’으로 뽑힌 바 있다. 반면 일본인 빅리거는 역대 6번이나 이 상을 차지했다. 노모(당시 다저스)와 이라부(당시 양키스)가 각 2회씩 수상했다.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도 한 번씩 받았다. 2008년엔 추신수가 받았지만 일본은 타자들 외에도 마쓰자카, 오카지마(이상 보스턴) 구로다, 사이토(이상 다저스) 등 투수 중에도 후보군이 즐비하다. 아직 박찬호(다저스)를 계승할 투수가 안 나오는 한국에 비해 압도적 양적 우세인 셈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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