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한국영화,그들이있는한희망은있다

입력 2008-10-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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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아시아 최대 영화축제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행사였지만 장내 분위기는 무거웠습니다. 주제는 ‘전환기, 한국영화산업의 현황과 전망’. 불황에 빠진 한국영화를 걱정하는 한숨이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 강한섭 위원장은 “한국영화는 대공황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반기에도 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강 위원장은 “좋은 정책이 실시되고 영화인들이 힘을 내 한국영화를 재건한다면 분명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영화 관객의 한 명으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똘똘 뭉쳐 힘내고 있는 한국영화 관계자들의 진심을 얼마 지나지 않아느낄 수 있었습니다. 패배감보다 힘을 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밝은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3일 열린 KT· 싸이더스 FnH주최 ‘씨네펍’은 영화업계 각 분야 종사자들의 소통을 위한 자리였습니다. 유명 감독과 배우, 제작자들이 함께 한 이 자리에서는 불황에 대한 걱정보다 힘을 모아 다시 뛰자는 열기가 넘쳤습니다. 같은 날 ‘추격자’ 등을 성공시킨 투자배급사 벤티지홀딩스도 행사를 열고 한국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4일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제작비가 100억원에 이르는 ‘해운대’와 역시 대형영화 ‘전우치’, 박찬욱 감독의 ‘박쥐’, 봉준호 감독 ‘마더’ 등 화려한 내년 개봉 예정작을 소개했습니다. 불황에도 위축되지 않고 내년 다양한 작품에 투자를 약속한 세 투자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작자들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영화제에 참석한 이명세 감독은 “우리에게는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어려움은 제작비 등 구조적인 문제일 뿐, 능력 있는 사람들이 없어서가 아니다. 다시 한 번 재도약해 우리의 재능을 힘껏 발휘했으면 좋겠다. 그럼 분명 이전 부흥기보다 더 활기 넘치는 영화시장이 되돌아올 것이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최악의 위기와 최고의 호황, 그리고 다시 불황을 경험한 베테랑 감독의 한 마디는 더 좋은 영화를 위해 힘내고 있는 한국영화의 노력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부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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