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자전거“상업과마니아의사이나무자전거가달린다”

입력 2008-10-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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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고 있는 절대 다수를 위하여.” 최근 3년 만의 정규앨범인 2집을 발표한 포크듀오 나무자전거(강인봉 김형섭)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모든 사회적 이슈가 양 극단이 서로 싸우며 커지는 것을 보며 이런저런 고민도, 상념도 참 많았다고 했다. 사실 대중음악도 음악성만을 중요시하는 뮤지션들과 TV오락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대중지향성 가수, 두 극단으로 이미 나눠진 상태였다. “어느새 대중음악은 상업적이거나 마니아적이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됐어요. 두 쪽이 떠들다 보니까, 침묵하고 있는 80∼90%의 절대 다수는 외면 받고 있는 거예요. 이들에게 다가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죠.”(강인봉) 나무자전거가 침묵하는 절대다수의 존재를 깨닫게 된 계기는 입장권 1만 원짜리 공연 ‘만원의 행복’이다. 2006년 12월부터 6개월 걸쳐 전국 11개를 돌며 30회 가량 벌였던 ‘만원의 행복’을 통해 CD를 사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결국 ‘만원의 행복’은 이번 앨범을 위한 시장조사가 된 셈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 중, 야구장에 오지 않고 TV로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실제론 더 많을 거예요. 나무자전거를 좋아하지만 CD는 사지 않는 사람들처럼 말이에요. 이번 앨범은 이런 ‘절대 다수’를 위한 선물입니다.” 나무자전거는 특별히 이번 앨범이 더 각별한 것은, 비로소 나무자전거의 색깔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1집은 나무자전거의 전신인 ‘자전거 탄 풍경’(이하 ‘자탄풍’)을 너무 염두에 뒀던 탓에 음악색깔이 불투명했다. 나무자전거가 “힘을 많이 뺐다”는 이번 앨범은 서영은이 피처링한 일렉트로닉 버전 ‘내가 사랑해’를 제외하곤 14곡 모두 어쿠스틱이다. 산울림 김창완은 ‘내가 갖고 싶은 건’과 ‘결혼하자’ 두 곡을 선물했다. 나무자전거는 노래를 만들 때는 음악성을 지향하지만, 앨범으로 완성한 후엔 상업성에 가치를 둔다. 어차피, ‘작품’이라도 돈을 받는 순간은 ‘상품’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시 한 개인의 소장품이 됐을 땐 작품이길 바랐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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