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천재전아리“불량소녀귀여운성장통공감백배”

입력 2008-10-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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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때마다새로운스타일을쓰고싶다”
“너두 들었지? 스물두 살이 되면 내가 귀인을 만난다잖아.” 열여덟 살에는 스물두 살이 되면 뭔가 새로운 일이 터질 것 같고, 스물두 살엔 또 다시 스물여섯 쯤 돼야 뭔가 또 터질 것만 같다. 그렇게 기대를 쌓아가면서 일상을 산다. 청소년들은 어른을 바라고, 어른이 되면 그 시절이 그립다. 이제 스물두 살의 전아리 작가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터졌을까? 상복이 터진 걸까?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문학사상사 청소년문학상, 정지용 청소년문학상, 최명희 청년문학상, 대산 청소년문학상, 기독교 청소년문학상, 불교 청소년문학상, 한양대 문예상, 토지청년문학상, 천마문학상, 계명문화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지은이는 5000만원 고료의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직녀의 일기장’(현문미디어)을 들고 다시 독자 앞에 섰다. 쉬지 않고 글을 쓰는 전아리 작가는 현재 연세대학교 3학년 불문과에 재학 중인 앳된 얼굴과 시큰둥한 말투가 매력인 젊은 작가다. ‘직녀의 일기장’은 주인공 직녀와 직녀의 친구이자 모델 지망생 연주, 모범생 민정이, 직녀의 가족이 등장하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직녀는 학교에서는 주임 교사에게 가방을 샅샅이 검사 당하는 ‘학교짱’으로 낙인찍힌 학생이자, 집에서는 ‘내 힘으로는 비상할 수 있을 때까지는 참자’라고 일기장에 적는 반항아 딸이다. 강한 척 하고 살지만 소심하게 일기장에 한두 줄 짧은 문장으로 심정을 토로하는 마음 약한 소녀가 직녀다. 전아리 작가는 이미 10대를 지나섰지만 “학생들이 너무 빨리 변해 다르긴 하지만 어른들보다야 제가 더 가깝고 졸업한 지 얼마 안 돼서 청소년에게 더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직녀의 일기장’은 인터넷 용어나 유행어를 최대한 배제하고 덤덤하지만 상큼하게 여학생들의 일상과 일기장을 공개한다. 열아홉 살 생일에는 직녀가 아닌 ‘직녀 씨’로 불러주길 바라고, ‘내가 살고 있는 섬의 이름은 무엇일까’라며 심오한 철학적 고민도 한다. 지은이는 이 책을 20일 동안 썼다. “워밍업 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구상한 뒤 (생각이) 뚫리면 금방 쓴다”고 했다. 다음번 책으로는 “스릴러 연애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종로 해커 나이트클럽에서 소위 ‘삐끼’로 문 앞에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고, 그 곳 사장의 제의로 게이바에서 일하기도 했다. 화려한 수상 경력만큼이나 이색적인 일을 찾아다녔지만, ‘딱히’ 화려한 수식어로 왕년 이야기를 하진 않는다. 전아리 작가는 “딱히 의도를 한 것은 아니고…”, “딱히 그럴 것 같진 않고… ” 등 ‘딱히’라는 부사어를 즐겨 사용한다. 나이트클럽에서 일할 때는 “사람들을 보면 사이즈가 나와요”라며 깜찍하고 엉뚱한 어투로 말했다. 그의 다음 스릴러 연애소설에는 딱히 충격적이지 않지만 달콤살벌한 스물둘 ‘아리 씨’의 경험담이 스르르 녹아들어갈까? “쓸 때마다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고 싶다”는 전아리 작가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지 직녀의 일기장을 펼쳐본 뒤 기다려보자. 왕성한 창작욕의 전아리 작가는 12일까지 경희궁에서 열리는 ‘2008북 페스티벌’에서 11일 토요일 오후 2시에 만날 수 있다.전아리 작가 외에도 김훈, 김형경, 성석제, 이원복, 한비야 등 인기작가와의 대화시간이 마련된다. 02-6000-8168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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