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박진만vs‘실속’이대수…조용한수비전쟁

입력 2008-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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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수비 하나가 승패를 가른다.´ ´명품 수비´를 자랑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32)과 소리없이 강한 ´실속 수비´ 두산 베어스의 이대수(27)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결정적인 수비로 팀에 공헌하고 있다. 야구에서 유격수는 2루수와의 ´키스톤콤비´, ´핫코너´ 3루수와 함께 ´3-유간´을 수비하는 수비의 핵이다. 박진만과 이대수 역시 유격수로서 각각 삼성과 두산의 수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2승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둘의 존재와 활약 여부는 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지난 3차전과 4차전을 기억하면 팀 내에서 둘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박진만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최고의 베테랑 유격수이다. 박진만은 지난 3차전에서 결정적인 수비 2번으로 두산에 찬물을 끼얹으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 삼성은 3회와 8회에 2사 만루의 위기를 2번이나 맞았고, 타석에서는 타격 부문 3관왕에 빛나는 김현수(20, 두산)가 들어섰다.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한 방에 익숙한 김현수는 2번의 찬스에서 기대에 걸맞은 호쾌한 타격을 선보였지만 타구는 2번 모두 박진만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선동열 감독(45, 삼성)과 김경문 감독(50, 두산)은 박진만의 수비 2번이 이날 경기의 승패를 결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밝혔다. 반면, 1차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수비와 그후 대처로 팀에 패배는 물론 ´명품 수비´라는 자신의 닉네임에도 먹칠을 했다. 유격수의 수비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난 4차전에서도 잘 드러났다. 이날 두산은 1회초 공격에서 삼성의 선발투수 이상목(37)을 집중공략, 1회에만 5점을 얻어내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5점을 얻은 두산은 여유로운 자세로 1회말 수비에 들어갔고 긴장이 풀린 탓인지 2루수 고영민(24)의 실책으로 무사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때 두산의 ´실속 수비´ 이대수의 진가가 확인됐다. 이대수는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 중인 신명철(30)의 유격수 깊은 곳에 가는 안타성 타구를 멋진 다이밍캐치로 잡아내 1루로 송구, 땅볼아웃 처리했다. 어려운 수비를 하면서도 2루 주자를 체크하는 여유까지 보였던 이대수의 수비는 결과론적이지만 사실상 이날 승부를 결정짓는 수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삼성이 먼저 5점을 내준 후 1회말 공격에서 단 1점이라도 얻고 경기를 이어갔다면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됐을지는 예상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이대수의 호수비 하나는 컸다. 이처럼 양팀 유격수들의 결정적인 수비 하나가 팀 분위기는 물론 승패까지 좌우하는 정도였고, 5차전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달아오른 플레이오프의 열기만큼이나 두 유격수의 조용한 수비 전쟁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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