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주먹’마르코“웬만한아마추어는펀치못받아낼걸”

입력 2008-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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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인터뷰를 위해 광화문 한 카페에 들어섰을 때 시선이 한꺼번에 그에게로 쏠렸다. 의자에 앉자 여자 여러 명이 다가와 슬쩍 종이와 펜을 내밀며 사인을 부탁했다. ‘훈남’ 마르코(29)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 나온 이후 시청자의 반응, 특히 여성 팬들의 호응이 뜨겁다. 아르헨티나에서 나고 자란 그의 어색한 발음은 오히려 최대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 “‘우결’은 대본 없이 상황만 주어져 실제처럼 행동하고 말해요. 대본이 있었다면 제게 더 어려웠을지 몰라요.” 마르코는 오히려 긴장하면 어법에 맞는 우리말을 정중한 어투로 구사한다.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살 때 부모의 철저한 교육으로 인해 젓가락질을 하지 않으면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엄격한 환경에서 자랐다. CF와 패션쇼 무대를 오가며 마르코는 모델로 인정받았다. 한 맥주광고에서 근육질 몸매를 드러낸 장면은 그를 세상에 알린 신호탄. 지난 해 개봉한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에서 이미연과 호흡을 맞추며 연기를 시작했고 ‘우결’로 대중 곁으로 성큼 다가섰다. 하지만 모델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연예인이 그렇듯, 또는 교포 출신 연예인이 그렇듯 마르코 역시 주목을 받기까지 8년 동안 무명의 설움을 겪어야 했다. TV나 사진에서는 유독 턱이 굵게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도 그는 “그동안 이를 너무 악 물어서 턱 근육이 발달했나 봐요”라고 답할 만큼 8년간은 웃을 수만은 없는 시간이었다.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뒤 가장 큰 콤플렉스가 발음이었는데 하루 이틀에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럴 때마다 답답했죠.” 이럴 때면 그는 남산에 올라 마음이 풀릴 때까지 몇 시간이고 달렸다. 남산을 오르내리는 달리기 외에 현재 마르코는 무려 4곳의 피트니스 클럽에 등록하고 종목별로 찾아다닐 만큼 운동 마니아다. 격투기 역시 수준급. 마르코 주변인들은 ‘아마추어들 중 마르코의 펀치를 받아낼 사람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우결’을 통해서 얼굴이 알려졌지만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도 늘었어요. 그래서 댓글은 보지 않아요.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서 나도 모르게 변해가는 게 두려워요. 제 개성은 오래 지켜가고 싶거든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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