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다시 한 번 뼈아픈 수비 실책에 울상을 지었다.
삼성은 21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 PAVV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김재걸의 다소 어이없는 실책으로 두산에 선취점을 헌납했다. 실책은 2승2패로 맞서 중요하게 여겨졌던 5차전 첫 회에 나왔다.
0-0으로 맞선 1회초 삼성은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플레이오프에서 훨훨 날아다녔던 고영민이 서 있었고, 자칫하면 대량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고영민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고전했지만 8구째에서 고영민에게 땅볼을 유도해 무난히 위기를 벗어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고영민이 친 바운드가 큰 땅볼은 3루수 김재걸의 실책과 함께 2루수 쪽으로 굴절됐고, 그 사이 3루에 있던 오재원은 홈을 파고 들어 점수를 올렸다.
어이없이 점수를 내준 뒤 2루수 신명철은 2루에서 3루로 진루했던 김현수가 홈을 향해 달리는 것을 보고 재빨리 홈으로 송구했지만 송구는 다소 높았고, 김현수가 슬라이딩해 홈으로 파고드는 것을 지켜봐야했다.
수비에서의 아쉬움은 지난 16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보여졌다. ´명품 유격수´라고 불리는 삼성 박진만은 팀이 4-6으로 역전당한 7회말 2사 2루에서 고영민이 친 평범한 땅볼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실책으로 고영민의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진 상황도 다소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다시 공을 잡은 박진만은 한참을 땅을 바라보다가 2루에 있던 김현수에게 득점까지 내주고 말았다. 삼성은 ´지키는 야구´를 내세우며 베테랑들의 수비를 믿고 있어 이같은 실책들은 더더욱 뼈아픈 것이었다.
1차전에서 최형우가 저지른 실책성 플레이는 ´경험 부족´을 이유로 들 수 있었지만 포스트시즌에 강한 ´걸사마´ 김재걸의 5차전 실책이나 경험이 풍부한 ´국민 유격수´ 박진만이 1차전에서 보여준 수비는 아쉬움이 남기에 충분했다.
결국, 삼성은 이날 두산에 4-6, 2점 차로 패했고, 초반 2점을 내준 김재걸의 수비는 더 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서울=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