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5차전우천으로서스펜디드선언

입력 2008-10-28 04:13:27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굵은 빗방울을 뿌린 하늘을 원망해야 하는 것일까.’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2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에 입맞출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28일(한국시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템파베이 레이스와 필라델피아의 월드시리즈 5차전. 이날 경기 전 예보된 10%의 강우 확률에도 불구하고, 경기 초반부터 부슬비가 시작했다. 점점 굵어지던 빗방울은 2-2로 맞선 6회말부터 폭우로 변하는 바람에 결국 중단되고 말았다.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던 심판진이 경기를 더 이상 진행 시킬 수 없다고 판단해 양 리그 사무국과 버드 셀릭 커미셔너와의 합의를 거쳐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했다. 1901년부터 시작된 월드시리즈의 107년 역사 가운데 경기가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선언된 적은 처음있는 일이다. 서스펜디드 게임이란 5회 말이 지난 동점 상황에서 경기가 천재지변 등의 이유로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을 경우 심판이 선언하게 된다. 이후 임의로 결정된 날짜와 시간에 중단되기 전과 똑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속개하게 된다. 이로써 양 팀은 이동일인 오는 29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6회 말 필라델피아의 공격부터 5차전을 속개하기로 합의했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선 필라델피아는 경기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며 우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1회 셰인 빅토리노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2-0으로 앞서나간 것. 하지만 너무 일찍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예감한 필라델피아 타선의 스윙은 점점 커졌고, 4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내줄 정도로 제구가 잡히지 않은 카즈미어의 공을 더 이상 공략하지 못했다. 필라델피아 타선이 주춤한 사이 탬파베이는 대반격을 시작했다. 5회초 에반 롱고리아의 월드시리즈 첫 안타가 1타점 적시타로 연결되며 한 점차로 추격했고, 경기가 중단 될 위기에 놓였던 6회초에는 2사 후 내야 안타로 출루한 BJ 업튼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롱고리아와 마찬가지로 5차전에서야 월드시리즈 첫 안타를 때려낸 카를로스 페냐의 천금같은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경기가 중반으로 진행 되면서 더욱 굵어지는 빗줄기 때문에 진행에 애를 먹고있던 심판진들은 탬파베이가 6회초 공격에서 2-2 동점을 만들면서 이닝을 종료하자 곧 바로 레인 딜레이 지시를 내렸고, 약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을 했다. 만약 탬파베이가 6회초에 2-2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면 당시 내리던 비의 양으로 보아 월드시리즈 초유의 강우 콜드 게임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경기가 강우 콜드 게임으로 끝나게 됐다면, 9회까지 치르지 않고도 그대로 필라델피아의 월드시리즈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심판진의 심사숙고가 필요했다. 월드시리즈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릴 기회를 비의 방해로 놓친 필라델피아와 비의 도움으로 하루를 번 탬파베이의 5차전의 승패는 하늘만이 그 결과를 알고 있다. MLBPARK 조성운 madduxly@nate.com 정리=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