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he 1930’s…스토리있는음악공연‘천변풍경’

입력 2008-10-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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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종소리 들려오면 세레나델 부르면서 사랑을 속삭이며 님 오길 기다리는 이태리 정원으로 어서 와주셔요” 영화 속에서 ‘모던 보이’(박해일), ‘모던 걸’(김혜수)이 1930년대를 보여주고 있다면, 무대 위에서도 그 시절을 회상하는 매력남녀가 선다. 이태리 정원으로 어서 와달라고 속삭이는 이 남녀들은 서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1930년대를 해석하고 청계천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11월 5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두산아트센터의 ‘천변풍경 1930’은 5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는 음악공연이다. 종로 5가 청계천변의 소극장에서 가을 날 사색에 잠길 만한 5일 간의 기획 무대다. 비의 월드투어를 끝낸 김서룡 감독의 1930년대 무대 연출력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시대 일상 풍경을 무대 뒤 영상으로도 보여준다. 특히 주인공들은 지난 해 발견된 무희 ‘최승희’의 ‘이태리 정원’을 다른 색깔로 부르며 근대의 발견에 대해 노래한다. “저녁 종소리 들려오면 세레나델 부르면서 사랑을 속삭이며 님 오길 기다리는 이태리 정원으로 어서 와주셔요” 영화 속에서 ‘모던 보이’(박해일), ‘모던 걸’(김혜수)이 1930년대를 보여주고 있다면, 무대 위에서도 그 시절을 회상하는 매력남녀가 선다. 첫 무대는 김진아(가야금), 김선아(거문고), 김민아(해금) 세 쌍둥이의 퓨전국악그룹 ‘IS’가 장식한다. MBC 드라마 ‘궁S’에서 궁중악사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던 이들은 어쿠스틱 악기와 국악가요를 접목해 주목을 받았다. IS는 “새로운 것을 갈구하던 모더니즘 시대, 어떻게 보면 지금 이 시대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국악의 선입견을 깨뜨리고 개성 있는 색깔로 공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둘째 날은 미술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어어부 프로젝트의 보컬 백현진이 맡았다. 박찬욱 감독이 ‘천재’라고 손꼽고 홍상수 감독이 ‘타고난 고상한 예술이상’을 지녔다고 극찬하는 사람이다. 다양한 예술 영역을 넘나드는 만큼 1930년대를 어떻게 재해석해 무대에 드러낼지 기대를 모은다. 셋째 날과 넷째 날은 음악 팬들에게 익숙한 강산에와 이상은이다. 강산에는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비온 뒤 맑은 바람을 쐰’ 느낌을 바라며 가을 추억을 만들어줄 예정이다. 이상은은 자신의 무대에서 ‘개화기라는 키워드와 고혹적인 과거의 기억, 그리고 빈티지라는 단어들의 색깔’을 표현하게 된다. 공연의 대미는 1930년대의 세태풍자곡 ‘경성만요’를 불러주는 최은진의 무대다. 배우이자 가수인 최은진은 이름도 이색적인 ‘슈퍼보이스’ 선발대회 우수상 수상자로, 민요를 맛깔스럽게 부르는 음색을 지녔다. 이 날 무대는 1930년대 지식인들이 들르던 ‘살롱’같은 분위기를 선보인다. ‘오빠는 풍각쟁이’(남일연), ‘신접살이 풍경’(미스 리갈), ‘왕서방 연서’(김정구), ‘님 전상서’(이난영) 등 재미있는 가사와 흥겹고 애잔한 리듬이 돋보이는 13곡 이상의 경성만요를 들려준다. 여행 책을 쓰러 아프리카로 떠났던 가수 하림이 합류했다. 하림은 모든 악기를 다루기로 정평이 나있는데, 이 날은 아코디언 솜씨를 뽐내게 된다. 1936년∼1937년 박태원이 잡지에 청계천가 소시민의 일상을 담은 ‘천변풍경’을 연재한 지 70년이 지났다. 식민지 시절 문화를 꽃피우고자 고군분투하던 그때처럼, ‘천변풍경 1930’은 불경기로 어려운 때, 마음 따뜻해지는 기획 공연으로 관객에게 다가설 예정이다. 홈페이지 무료회원에 가입하면 한 공연 당 2만원에 볼 수 있다. 02-708-5013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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