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의두산’,불운에울었다

입력 2008-10-31 0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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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리 운도 없다.´ 속된 말로 운이 따라 주지 않을 때 사람들은 이런 말을 자신도 모르게 내뱉기도 한다.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린 30일, 두산 김경문 감독은 경기 도중 여러 번 이 말을 내뱉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겪었다. 두산은 2회말 김동주와 홍성흔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의 득점기회에서 후속타자 오재원의 유격수 병살타에 3루주자가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지만 뒤이어 타석에 선 채상병은 범타로 물러났다. 동점은 만들었지만 찜찜한 구석이 남는 공격이었다. 분명 1점 이상을 뽑아낼 수 있는 기회였지만 동점을 만드는 데 그치고 만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두산이 이날 경험하게 될 불운의 시발일 뿐이었다. 3회말 1사 2루에서 이종욱의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중간으로 뜨면서 자연스레 안타로 연결될 것으로 생각한 2루 주자는 힘껏 홈으로 달렸다. 불행히도 이 공은 SK 2루수 정근우가 역동작으로 잡아냈고 더블플레이로 연결됐다. 또 하나의 득점 기회가 날아간 것이었다. 4회말 선두타자 고영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극심한 부진에 빠진 김현수였지만 가득염의 2구를 힘차게 받아쳤다. 김현수의 부진은 불운으로 이어졌다. 힘차게 뻗던 타구가 3루수 최정의 글러브에 꽂혀버린 것이었다. 힘찬 타구에 2루로 발을 뗐던 고영민도 뒤늦은 귀루로 1루에서 아웃됐다. 6회에도 4회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2사 1루에서 김현수가 또 다시 3루 라인드라이브 아웃되면서 득점 기회를 재차 놓치고 말았다. 두산의 불운이 극에 달한 것은 7회와 8회. 나란히 만루의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이대수와 유재웅이 각각 3루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만원 홈 관중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 같은 역전의 기회를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경기는 결국 SK의 4-1 승리로 마무리됐다. 잔루는 SK가 7개였고 두산은 10개를 남겼다. 2번이나 만루의 기회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으로 연결하는데 실패한 두산은 1차전의 기분좋은 승리 이후 3연패에 빠졌다. 3연패를 당한 두산은 ´5차전 패배=2년 연속 준우승´으로 이어지는 방정식을 선수단의 머릿속에 두게 됐다. 이제 벼랑 끝까지 몰린 두산에 필요한 것은 더 이상 운이 아니다.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실력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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