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붐①] TV드라마리메이크붐,왜?

입력 2008-1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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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프리미엄+복고트렌드=대박?…‘종합병원’‘사랑이…’등후속극잇따라
안방극장에서는 요즘 짧게는 10년, 길게는 20여 년 전 방송했던 히트작을 지금의 눈높이에 맞춰 다시 제작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MBC가 19일부터 ‘종합병원2’를 방송하고. 뒤를 이어 80년대 후반 청춘드라마의 대명사로 인기를 얻었던 ‘사랑이 꽃피는 나무’, 엘리트 공학도들의 캠퍼스생활을 담은 ‘카이스트’가 속편으로 잇따라 등장한다. 이외에 현재 리메이크 제작을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는 드라마는 대략 3∼4편에 이른다. 전편 성공에 대한 기대 심리 리메이크 드라마가 각광을 받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전편의 성공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심리다. 출연료 상승, 간접광고 축소, 광고 급감 등 드라마 제작 환경은 갈수록 심각하다. 때문에 드라마 외주제작사와 방송사들은 ‘고효율·저비용’을 찾아 눈을 돌리고 있다. 방송을 앞둔 ‘종합병원2’와 ‘사랑이 꽃피는 나무2’는 전편 방송 당시 각각 의학, 캠퍼스 드라마의 문을 열며 큰 인기를 얻었다. 외주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제목이나 배우들의 이름만으로 히트작이라는 인식을 일으켜 드라마 충성도가 높은 중년층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메이크를 조심스럽게 기획 중인 ‘카이스트’와 ‘풀 하우스’ 역시 시청자들에게 인기 드라마로 각인된 상황. 기획이 알려졌을 뿐인데도 벌써부터 관심을 일으키는 이유도 전편의 성공이 불러온 기대심리다. 지금은 ‘복고’ 트렌드 시대 2008년 문화와 미디어를 이끄는 주요 흐름 중 하나는 바로 ‘복고’다. MBC 드라마국의 한 PD는 “가요와 영화를 강타한 과거에 대한 향수는 드라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며 “10∼20년 전 드라마의 부활을 통해 시청자들도 당시를 함께 떠올릴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리메이크가 확정된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휴머니즘인데,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복잡한 관계나 전문직을 다룬 내용보다 따듯한 사랑이 담긴 작품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드라마의 최대 난제, ‘캐릭터 플레이’가 쉽다. 리메이크 드라마를 선호하는 또 다른 원인은 ‘캐릭터 플레이’가 쉽다는 이유다. 즉 등장인물의 특징과 배경을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 시청자들은 전편을 통해 캐릭터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 굳이 부연 설명이나 상황을 펼칠 필요가 없다. ‘종합병원2’ 제작사 모피어스 김태훈 대표는 “초반부터 하고픈 이야기를 빠르게 풀 수 있다”며 “반면 캐릭터가 시청자의 추억을 되살리지 못할 경우는 더 저조할 수도 있다”며 장·단의 효과를 강조했다. 소재 고갈, 기획력 부재에 따른 자구책 리메이크 드라마 붐은 양면성을 지닌다. 과거 히트작에 눈을 돌리는 흐름은 그만큼 참신한 기획과 소재가 고갈됐다는 반증인 셈. 때문에 일부에서는 “리메이크 드라마는 기획력 부재에 따른 자구책”이라고 경계의 목소리를 높인다. 앞서 방송한 리메이크 드라마 ‘궁S’와 ‘돌아온 뚝배기’가 기획전에 받았던 관심에도 불구하고 시청률과 작품성 모두 실패한 데는 전편이 담았던 참신한 감성을 끌어내지 못한 데 있다. 다수의 제작 관계자들은 리메이크 드라마 붐과 더불어 최근 증가하는 소설,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한 제작관계자는 “오직 드라마만을 위한 창작이 점차 사라지는 것은 국내 드라마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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