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드라마스페셜’?생뚱맞네

입력 2008-11-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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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스페셜‘하지 않은 스페셜 방송.’ 신설 드라마의 스페셜 방송이 범람하고 있다. 드라마의 방송 전,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방송사들은 최근 스페셜 방송을 잇달아 편성하지만 정작 시청자들은 이 특집 방송의 ‘존재이유’를 두고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MBC ‘종합병원2’(극본 최완규·연출 노도철)는 방송에 앞서 19일 스페셜을 편성, 총 17부작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종합병원2’ 제작관계자는 “12년 전 드라마를 잇는 속편이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를 이으면서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굳이 20부작도 안되는 미니시리즈를 방송하기 전에 따로 다큐멘터리 형식의 스페셜 방송을 해야 하는지를 두고 방송사 내부에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MBC는 8월 월화극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연출 김진만)을 시작할 때도 첫 방송일에 예고 없이 스페셜을 편성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베토벤 바이러스’(극본 홍진아·연출 이재규)도 상황은 비슷하다. 2회 연장과 함께 종영일인 13일 스페셜 방송을 편성했다. 열성 팬과 ‘강마에 신드롬’을 일으켰다지만 최고 시청률 20.2%(TNS미디어코리아 집계)에 그친 드라마가 스페셜 방송을 하는 것은 지나친 ‘자아도취’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SBS와 KBS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최지우가 주연을 맡아 SBS가 12월 3일부터 방송하는 ‘스타의 연인’(극본 오수연·연출 부성철)도 현재 스페셜 방송 편성을 논의 중. 한류스타 최지우의 컴백과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미리 시청자에게 전달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이 보다 앞서 방송을 시작한 KBS 2TV ‘바람의 나라’, ‘그들이 사는 세상’ 역시 방영 전 스페셜 방송을 1편씩 편성했다. 규모가 큰 대하드라마나 시청률 50%대를 넘나드는 등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을 때나 방송하던 스페셜 방송이 16부작 미니 시리즈의 필수코스로가 된 데는 방송사들의 주도권 싸움 탓이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MBC가 잇따라 스페셜 방송을 편성하는 것을 지적하며 “월화극과 수목극에서 경쟁사를 앞선 MBC가 시청률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선택”이라면서 “스페셜 방송이 지나치게 늘면 오히려 드라마 시청자를 잃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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